더불어민주당에서 24일 공천심사 원천 배제 통보를 받은 의원 10명의 반응은 엇갈렸다. 담담히 수용 의사를 밝힌 의원이 있는 반면, 이의신청 의사를 밝히거나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왔다. 오후 4시30분 이후 컷오프 개별 결과가 통보되면서 더민주에는 탄식과 안도의 한숨이 이어졌다.
◇“물러날 때 됐다”=유인태(서울 도봉을·3선) 의원은 가장 먼저 보도자료를 내고 “다 저의 부족한 탓이라 생각한다”며 수용 의사를 밝혔다.
유 의원은 “평소 삶에서 물러날 때를 아는 것이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해 왔다”며 “그러나 당이 탈당 등 워낙 어려운 일을 겪다 보니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미뤄왔던 것이 오늘에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어 “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인 선거구제 개혁과 개헌의 소임을 다 이루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울 따름”이라며 “저의 물러남이 당에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비례대표 초선인 백군기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의신청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백 의원은 다만 “이유 설명이 없는 것은 아쉽다. 발표하기 전에 특별한 하자가 있으면 설명을 했어야 한다”며 “(북한) 김정은이 사형집행 하듯 그렇게 해서는 되겠냐”고 아쉬워했다. 백 의원은 탈당 의사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좋은 경험했다”며 “이제 나는 쉴 나이도 됐다”고도 했다.
◇“평가내용이 없어 답답” “이의신청하겠다”=비례대표 초선인 김현 의원은 입장자료를 내고 “당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이번 컷오프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한 국회 본회의 무제한 토론자로서 정부·여당이 강행하는 테러방지법의 악법적 요소를 삭제해야 한다는 국민의 소명을 받들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필리버스터 명단에 11번째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김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평가에 좀 달라진 변수가 있으니까 그것을 감안해야 한다”며 “제가 대리기사(폭행 사건)에 연루되고 한 사건이 굉장히 종편에서 왜곡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최근 해당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신계륜(서울 성북을·4선) 의원은 “명단에 들어있다고 해서 제가 알아보는 중”이라며 “알아본 내용이 타당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취해야 한다. 아무런 정보가 없어 좀 답답하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탈당 여부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평가 내용을 파악한 뒤 이의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북 익산을의 초선인 전정희 의원은 공천배제 통보를 받자마자 이의신청을 위해 보좌관을 서울로 보냈다.
컷오프 대상 의원들은 48시간 안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신청을 통해 결과가 번복될 수 있다는 실낱같은 기대를 하는 모습이었다.
◇당황, 안타까움=컷오프 대상자 중 5선으로 가장 선수가 높은 문희상 의원 측은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문 의원의 한 측근은 “(문 의원이) 지금 방에 들어가서 아무 말씀도 안 하고 계신다. 지지자들이 와도 안 만나고 있다”며 “당의 원로나 비대위원급 분들의 연락만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원로들이 이의신청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계신데, 문 의원은 아직 이의신청을 하겠다는 말씀을 안 하셨다”며 “탈당 등은 하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비례대표인 임수경 의원 측은 “(20대 총선) 출마 선언을 너무 늦게 하다 보니, 평가 과정에서 불출마자로 인식돼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일부 의원은 보좌진 등을 통해 컷오프 통보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전화를 잘 받지 않았다.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30분쯤 국회 정론관에서 “컷오프 대상자는 총 10명”이라고 발표한 후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이 대상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컷오프 사실을 순차적으로 통보했다. 통보를 받은 의원들은 정 단장에게 “대상자가 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지만 정 단장은 “(나도) 명단만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성수 문동성 고승혁 기자
joylss@kmib.co.kr
유인태·백군기 “수용”… 김현·전정희 “이의신청”
입력 2016-02-24 22:32 수정 2016-02-25 0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