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는 ‘미풍’… 더민주, 탈당 도미노 없을 듯

입력 2016-02-24 22:08 수정 2016-02-25 00:32
홍창선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4일 검은색 선글라스를 낀 채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오후 ‘1차 컷오프’ 대상 현역 의원 10명에게 총선 공천 배제를 통보한 홍 위원장은 2차 정밀검증을 통해 또 한 번의 ‘저승사자’ 역할을 하게 된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4일 개별 통보한 ‘1차 컷오프’ 명단에는 친노(친노무현)와 중진 의원들이 대거 포함됐다. 그러나 컷오프 대상자 가운데 비주류 의원의 비중은 크지 않아 추가 탈당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관위가 공천심사 배제를 통보한 인사 가운데 친노계로 분류되는 인사는 5선의 문희상(경기 의정부갑) 의원과 4선의 신계륜(서울 성북을) 의원, 3선의 노영민(충북 청주흥덕을) 의원, 비례대표인 김현 의원 등이다.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계인 3선의 유인태(서울 도봉을) 의원과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인 비례대표 임수경 의원도 범주류로 분류된다. 비주류는 송호창(경기 의왕과천) 의원과 전정희(전북 익산을) 의원 정도이며, 비례대표인 백군기 홍의락 의원은 계파색이 옅은 것으로 평가된다.

문 의원은 2013년 더민주 전신인 민주통합당과 2014∼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두 차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는 등 당의 ‘구원투수’ 역할을 맡아왔다. 문 의원은2003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역임하고 열린우리당 의장을 역임했다.

신 의원 역시 2002년 노 전 대통령의 후보 시절 비서실장과 2003년 당선자 비서실장 및 인사특별 보좌관을 맡으며 친노 중진으로서 활동했다. ‘시집 강매 논란’으로 불출마를 선언한 노 의원은 친문(친문재인)계 핵심인사다. 2015년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당선을 도왔고, 이후에도 친문 진영을 이끌어왔다. 최근 ‘대리기사 폭행 사건’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 의원은 비례대표 의원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친노 인사다.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춘추관장 겸 보도지원비서관을 역임했다. 유 의원과 임 의원 역시 운동권 출신으로 그동안 주류 진영과 사실상 보폭을 맞춰왔다.

반면 송 의원은 대표적인 ‘안철수계’ 인사다. 초선인 그는 2012년 당시 민주통합당을 탈당해 안철수 의원 진영에 합류했다. 2013년 신당 창당 국면에서도 새정치추진위원회 소통위원장을 맡는 등 안 의원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에는 안 의원을 따라 탈당하지 않았다. 역시 초선인 전 의원은 전북여성정치발전센터 소장을 역임했으며 비주류로 분류된다.

이번 1차 컷오프 대상에 친노 인사와 중진 인사가 대거 포함됨에 따라 당초 비주류 진영에서 제기했던 ‘비주류 학살’은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체 25명의 1차 컷오프 대상 가운데 탈당 인사가 12명이나 포함됐다. 이 가운데 6명(안철수 문병호 김동철 유성엽 황주홍 신학용)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으므로 최소 6명 이상의 비주류 의원이 컷오프 대상이었던 셈이다. 이 경우 1차 컷오프 대상 가운데 주류와 비주류는 거의 대등한 비율이 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는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김 대표의 영입과정에서부터 불거진 ‘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의구심은 1차 컷오프 명단 공개와 함께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그동안 탈당설이 나돌았던 호남 비주류 의원들이 이번 컷오프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국민의당으로의 이탈에 대한 우려도 접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 당직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실 이번 1차 컷오프는 문 전 대표가 이미 다 세팅해 놓은 것”이라며 “김 대표 입장에서는 손도 대지 않고 시원하게 코를 푼 격”이라고 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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