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금수저’ 얘기는 과장이 아니다. 지금 아이들의 상태는 20세기 중반 지금의 어른들이 자라나던 시기에 비해 더 악화됐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정치학자 중 한 명인 퍼트넘 하버드대 교수가 지난 반세기 동안 심화된 빈부격차로 미국이 그토록 자랑하는 계층이동의 기회가 사라졌음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가난한 아이들에게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가정, 양육, 교육, 공동체 등 네 가지 차원에서 현지 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드러낸다.
저자는 “1950년대의 포트클린턴에서 사회경제적 계급은 백인이나 흑인 어느 인종의 아이들에게 있어서든, 21세기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그렇게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장벽이 아니었다”며 가난한 아이들과 부유한 아이들 간 기회격차가 벌어짐에 따라 20세기 중반에 비해 21세기에는 신분 상승이 훨씬 더 어렵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인종에 근거한 차별이 천천히 줄어들고 있는 반면, 계급에 근거한 차별은 늘어나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검토한다. 특별 지원금 지급, 사회공동체 차원의 데이케어, 양육휴가 의무 제공, 무상 과외활동 확대 등을 거론하고,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남중 기자
[손에 잡히는 책] 부유한 국가의 가난한 아이들
입력 2016-02-25 1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