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중국해 분쟁 섬에 전투기 배치

입력 2016-02-24 21:05
중국 해군이 지난달 29일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 우디섬에서 정찰 활동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연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남중국해 인공섬들에 중국이 미사일과 레이더에 이어 전투기까지 배치했다고 연일 폭로전을 이어가며 중국이 군사기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23일(현지시간) 중국이 베트남과 영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에 전투기를 배치했다고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최근 며칠간 인공위성 사진에서 파라셀 군도에 속한 우디섬(중국명 융싱다오)에 젠-11과 젠훙-7 등 중국 전투기들의 모습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중국 관영 매체가 우디섬에 있는 젠-11 전투기의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은 이번 전투기 배치가 중국이 지난주 우디섬에 훙치-9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한 직후 확인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22일 위성사진 분석 자료에서 중국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의 최남단 인공섬 쿠아테론 암초(중국명 화양자오)에 고주파 레이더 시설을 건설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중국이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 레이더 시설을 건설 중인 것이 방공식별구역 설정으로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파라셀 군도에 대한 중국 공군과 해군의 방어적 배치는 자위권 차원에서 오래전부터 하고 있던 사항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날 워싱턴에서 만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기자회견에서도 남중국해 군사기지화를 둘러싼 설전이 이어졌다.

왕 부장은 “남중국해 섬들은 고대부터 언제나 중국의 영토였다”며 “중국은 주권을 독립적으로 수호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미국의 우려에 대해 왕 부장은 “언론이 레이더만 보지 말고 남중국해에 전략폭격기와 미사일구축함과 같은 선진 무기가 매일 나타나고 있다는 것도 봤으면 한다”고 미국을 겨냥했다. 폭스뉴스는 “왕 부장이 이날 미 국방부를 방문하기로 돼 있었지만 취소됐다”며 “취소 이유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