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세 돌을 하루 앞둔 24일 청와대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한 박근혜 대통령의 20분 모두발언은 각종 법안 처리 지연에 대한 답답함, 국회에 대한 비판 등이 주를 이뤘다. 박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답답한 듯 손으로 테이블을 10여 차례 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우선 국회를 겨냥해 “국민에게 얼마든지 희망을 줄 수 있는 일들을 안 하고 우리를 지지해 달라고 해서, 국민이 지지해서 뭐를 할 겁니까”라며 “똑같은 국회 형태를 바라본다는 것은 국민들로선 똑같은 좌절감밖에 가질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대해선 “뭐 때문에 1400일이 넘는 동안에도 이 법을 통과시키지 않고 지금도 통과시킬 생각이 없고 도대체 어쩌자는 겁니까. 응?”이라며 “도대체 어떻게 나라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거예요”라고 했다. 또 “법이 가로막아 ‘이 옷을 입지 마라. 이 약도 먹으면 안 된다’고 하면 계속 맞지 않는 옷을 껴입은 사람은 고통스럽다”며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물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 과정에서 10초가량 말을 잇지 못했다.
선거구 획정안이 처리되면 정치권이 본격적인 선거정국에 돌입하는 만큼 19대 국회에서 노동개혁법 처리는 물 건너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겐 “경제부총리, 고용부 장관은 19대 국회 중에 4대 입법이 통과되도록 끝까지 전력을 다해주시고 노동개혁 2대 지침이 현장에서 정착되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일자리 중심 국정운영 방안’ 보고를 통해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성장률보다 고용률 중심으로 거시경제를 운용하고 모든 정책에서 고용영향평가를 전면 실시하는 방안을 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또 월 1회 일자리 중심 국정운영 추진회의 개최, 소관 부처별 책임제 도입, 청년·여성 고용대책 추진체계 별도 운용 등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한 고용률 70% 달성 추진체계 구축 방안도 함께 건의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朴 대통령, 법안 처리 지연 거론하며 테이블 10여 차례 쳐 “도대체 어쩌자는 겁니까. 응?”
입력 2016-02-24 2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