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이모(38) 차장은 지난 설 연휴 힘든 시간을 보냈다. 평소 좋아하는 갈비와 전 등 기름진 명절음식은 아예 입에 대지도 못했다. 나물 반찬만 먹으며 매 끼니를 버텼다.
이 차장처럼 힘겨운 시간을 보낸 현대오일뱅크 사원들이 24일 자신의 체중을 최종 확인하는 ‘운명의 시간’을 맞이했다. 서울 남대문로 현대오일뱅크 서울사무소에는 2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줄지어 체중계에 올라서는 이색 풍경이 펼쳐졌다. 초조한 표정의 직원들은 조심스레 저울 위에 발을 올려놨고, 좌우로 흔들거리던 체중계 눈금이 멎을 때마다 구경하던 직원들 사이에는 작은 환호와 탄식이 교차했다. 석 달 전부터 시작한 체중감량 프로젝트의 최종 성적표를 받아 보는 순간이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1월부터 표준체중 120%를 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3개월 동안 ‘늘씬하고 늘 신나게’ 캠페인을 펼쳤다. 직원들의 비만 탈출을 돕고 업무 생산성도 높이기 위해 마련한 행사였다.
이들에게 부여된 목표는 자기 체중의 10% 감량이었다. 회사에서는 이를 위해 피트니스 등록, 운동기구 구입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했다. 대신 목표 체중 감량에 실패하면 지원금 전액을 고스란히 다시 반납하는 조건을 붙였다.
체중 감량 프로젝트에 참여한 직원은 총 290여명이었다. 캠페인이 마무리된 이날 프로젝트 참가자들의 61%인 177명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무려 17㎏이라는 가장 많은 체중 감량을 기록한 회전설비팀 박종욱(44) 과장은 “여러 어려움과 위기가 있었지만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비즈카페] 회사가 ‘직원 비만탈출 프로젝트’… 현대오일뱅크 177명 “날씬해졌어요”
입력 2016-02-25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