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스모그’ 비만도 유발… 만성 염증에 대사기능 장애

입력 2016-02-23 21:11
스모그에 시달리는 베이징 사람들은 폐암이나 호흡기 질환 말고도 비만까지 걱정해야 할 것 같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공기 속 오염 물질이 만성 염증을 일으키고 대사증후군을 유발해 비만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23일 보도했다.

미국 듀크대 등 연구진은 베이징의 오염된 공기와 정화기를 통해 깨끗해진 공기 속에서 생활한 임신한 쥐들의 건강 상태를 비교했다. 19일 뒤 확인한 결과 오염된 공기 속에서 생활했던 쥐들은 폐와 간에 염증이 늘어났다.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LDL(저밀도 리포 단백질) 콜레스테롤은 깨끗한 공기 속에 넣어놨던 쥐에 비해 50%, 혈중 지방성분인 트리글리세리드는 46%, 전체 콜레스테롤은 97%나 많았다. LDL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 트리글리세라이드는 심장병 위험을 높이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2형당뇨와 연관된 인슐린저항성 지수도 깨끗한 공기 속의 쥐들보다 높았다.

대사기능 장애로 알려진 이러한 변화들은 비만으로 이어졌다. 임신 기간이 끝났을 때 오염에 노출된 엄마 쥐들은 같은 양의 먹이를 먹었지만 깨끗한 방의 쥐들보다 몸무게가 더 나갔다. 특히 새끼 쥐들의 경우 차이가 더 커졌다. 생후 8주 때 오염된 방의 암컷 쥐와 수컷 쥐는 깨끗한 공기 속 쥐들보다 몸무게가 각각 10%, 18% 많았다.

연구를 이끈 장쥔펑 듀크대 교수는 “만성 염증은 비만의 요인으로 알려져 있고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과 비만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면서 “우리 연구는 공기 오염이 비만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밝혔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