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령 운전자에 보다 엄격하고 정밀한 검사 적용해야

입력 2016-02-23 17:41
요즘 택시를 이용하다 보면 나이 지긋한 기사를 자주 만나게 된다. 자가용을 모는 노인 운전자들의 모습도 길거리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급속한 노령화가 낳은 현상 중 하나일 것이다. 실제로 만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2013년 186만명, 2014년 207만명에 이어 지난해에는 7월까지만 해도 231만명이나 됐다. 전체 운전자 중 노인 비중도 2011년 5.33%에서 2015년 7월 기준 7.7%까지 높아졌다.

문제는 노인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는 총 4621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운전자가 일으킨 사고의 사망자는 전년에 비해 6.9%(53명) 늘어난 816명으로 집계됐다. 교통사고 사망자 5명 중 1명은 노인 운전자에 의해 발생했다는 얘기다. 그 추이를 보면 5년 새 무려 49.1% 늘었다. 노인 운전자로 인한 사망자 수는 3년 연속으로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 수를 웃돌고 있다.

뒤늦게 정부는 노인 운전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10년인 운전면허 갱신기한을 65세 이상부터는 5년으로 단축했고, 노인 운전자를 대상으로 신체기능 변화 등을 체감할 수 있는 3시간짜리 교통안전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또 올해부터는 버스 운전기사의 경우 65세 이상은 3년마다, 70세 이상은 매년 ‘운전적성정밀 자격유지검사’를 받도록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로는 인지 및 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 운전자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다 엄격하고 정밀한 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면허 갱신을 위한 적성검사 때 인지기능 검사를 추가하고, 노인 운전자 비중이 높은 택시에도 자격유지 검사를 적용해야 한다. 지난해 4월부터 광주광역시 북구가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어르신 운전차량 인식 스티커’도 도입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