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건설시장 악화로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 중인 두산인프라코어가 소형 건설장비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한국 증시에 연내 상장키로 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3일 “주관사가 선정되는 대로 사전 준비 및 관련 절차를 거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며 올해 안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07년 은행권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미국 캐터필러사로부터 49억 달러에 두산밥캣을 인수했다. 두산밥캣은 트랙로더 등 소형 건설장비를 생산하고 있으며 미국 내 시장점유율은 45%에 이른다. 두산밥캣은 두산인프라코어에 인수된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과 미국 부동산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2011년부터 실적이 개선됐다. 지난해 두산밥캣의 매출은 4조408억원, 영업이익은 385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알짜기업인 두산밥캣의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것은 자금 조달 목적이 크다. 지난해 말 기준 두산인프라코어의 순차입금은 5조2522억원으로, 기업공개를 통해 차입금 규모를 낮출 필요성도 있다.
특히 한국기업평가는 22일 실적부진 등을 이유로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중공업 등 두산그룹 4개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했다. 두산그룹 계열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산그룹 지주회사격인 ㈜두산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8조9600억원, 영업이익 2646억원, 당기순손실 1조7008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보다 매출은 6%, 영업이익은 73% 줄었다. 두산그룹 측은 실적 부진에 대해 “대부분 손실이 해외 과잉설비 정리를 포함한 자회사 구조조정과 대손상각 등 일회성 비용”이라고 해명했지만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부터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부와 두산DST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 및 사업부 매각작업을 벌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말 입사 1, 2년차 직원까지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우량 자회사인 두산밥캣의 기업공개와 공작기계 매각이 이뤄지면 재무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두산인프라코어, 알짜 자회사 ‘밥캣’ 연내 상장
입력 2016-02-23 2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