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중도하차 이후 마르코 루비오(사진) 상원의원에게 쏠리는 미 공화당 주류인사들이 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후보가 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당내 주류들이 루비오 의원을 트럼프의 대항마로 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루비오 의원이 트럼프를 저지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니라는 게 미국 언론들의 평가다.
공화당의 대선후보를 지낸 밥 돌 전 상원의원은 22일(현지시간)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의 친구 부시가 경선을 중단한 뒤 나는 루비오 의원을 돕고 있다”며 “루비오 의원은 젊고, 공화당을 발전시키려는 그의 아이디어가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오린 해치 상원의원과 일리나 로스헤티넨 하원의원, 마리오 디아즈-발라트 하원의원 등 당내 유력인사들도 이날 대거 루비오 의원 지지 행렬에 가담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루비오 의원으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다.
그러나 루비오 의원은 아직까지 지역별 경선 중 한 곳에서도 1위를 한 적이 없고 전국적인 지지율 순위에서도 크루즈 의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고향인 플로리다에서도 3위에 그치고 있다. 대의원 99명이 걸린 플로리다에서 1위로 올라서지 못하면 당내 주류들의 막판 후원에도 불구하고 판을 뒤집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밥 돌 전 의원도 “트럼프가 슈퍼화요일에도 선전한다면 그가 (공화당의) 대선후보가 되는 걸 막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만일 그게 현실이 된다면 트럼프가 좋은 대통령이 되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크루즈 측이 제작한 동영상이 루비오를 허위 비방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자 크루즈는 홍보책임자를 해임했다.
크루즈 캠프는 페이스북에 “루비오가 ‘성경에 해답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성경을 모독한 후보라는 이미지를 확산시켜 기독교인을 자극하려는 속셈이었다. 그러나 루비오가 실제로는 “성경에 모든 답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비난이 일자 크루즈는 홍보책임자 릭 타일러를 해임했다.
트럼프의 테러범 물고문 부활 주장도 도마에 올랐다. 마이클 헤이든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누군가를 물고문하고 싶으면, 그 빌어먹을 물통은 직접 가져와야 할 것”이라며 매우 강한 어조로 트럼프를 비난했다고 NBC뉴스는 전했다. 트럼프는 지난 17일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테러범에 대한 물고문을 부활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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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23 2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