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속절없는 추락… 온라인쇼핑 지각변동 오나

입력 2016-02-24 17:51 수정 2016-02-24 20:13
온라인쇼핑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해 1∼10월 온라인쇼핑 판매액이 43조 6046억원으로 대형마트 판매액(40조2734억원)보다 3조 3312억원 많다고 밝혔다. 온라인쇼핑 시장 급성장 이유는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무엇보다도 가격 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온라인쇼핑은 클릭, 터치 한 번으로 언제든 고객이 옮겨가는 특징이 있다.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가 저마다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편의 서비스를 내놓는 이유다.

특히 쿠팡 위메프 티몬으로 대표되는 소셜커머스는 태생이 모바일 위주의 핫딜 제공 서비스인 만큼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과 할인쿠폰을 내세우며 초반 인지도를 높였다. G마켓 옥션 11번가 등 오픈마켓은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서 소셜보다는 한 발 늦게 시작했지만, 기존에 갖고 있는 방대한 상품 수를 바탕으로 가격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소셜커머스, 최저가 ‘옛말’=초반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승승장구해 온 소셜커머스. 하지만 상품 가격을 자세히 보면 오히려 오픈마켓 보다 비싸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그렇다면 2016년 현재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실제 어디가 더 쌀까? 지난 2월 22일을 기준으로 주요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에서 판매중인 생필품을 무작위로 선별해 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오픈마켓의 압승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생필품이 소셜커머스보다는 오픈마켓에서 최저가로 판매되고 있었다.

대표 생필품인 ‘크리넥스 순수 3겹 소프트 화장지’(30롤)는 G마켓에서 1만3900원에 판매중인데, 이는 쿠팡(1만4900원)과 티몬(1만4660원)보다 최대 1000원 저렴한 가격대다. ‘신라면’(40봉)도 G마켓(2만2900원), 옥션(2만3900원), 11번가(2만5800원)으로 오픈마켓 3사 평균 가격은 2만4200원으로 조사됐다. 쿠팡(2만3040원), 티몬(2만7100원), 위메프(2만3700원) 등 소셜 3사 평균 가격은 2만4613원으로 오픈마켓 평균가가 소셜커머스보다 400원 가량 저렴했다.

‘백산수’(2L*12PET)와 ‘카누 미니’(100T)도 G마켓이 각각 8700원, 1만5300원으로 가장 쌌으며, ‘디아망 탄산수’(350ml*20PET)는 옥션이 8900원으로 최저가였다. 주방용품인 ‘크린랩 고무장갑 ES 소’(10개) 역시 티몬과 위메프에서 각각 1만5900원이었지만, G마켓는 5000원 싼 1만9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육아용품도 상황은 마찬가지. 대부분 오픈마켓이 저렴했다. ‘남양 임페리얼 XO 4단계’(800g*3캔)는 쿠팡에서 5만6600원, 위메프에서 6만4000원이며, 오픈마켓에서는 옥션이 5만6100원에 선보이고 있다. ‘일동후디스 산양분유’(800g*3캔)도 옥션이 13만1900원으로 소셜 3사 보다 최대 7000원 가량 저렴했다. 다만 ‘매일유업 앱솔루트 명작 3단계’(800g*3캔)는 쿠팡이 5만160원으로 가장 쌌다.

일부상품의 경우 소셜커머스가 최저가로 보이지만, 무료배송을 받으려면 추가 구매가 필요한 경우도 있었다. 가령 ‘케라시스 클리닉 샴푸’(750ml*2개)는 쿠팡이 7000원으로 G마켓(8800원), 옥션(9800원), 11번가(9800원)보다 저렴했지만, 쿠팡에서 실제 구매 시 로켓배송 상품으로 9800원 이상 돼야 결제 가능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오픈마켓이 더 저렴했다.

◇소셜 찾는 소비자도 감소= 이처럼 주요 생필품 가격이 오픈마켓에 밀리면서 더 이상 소셜커머스가 가장 싸지 않다는 것을 체감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게다가 앞으로 있을 공시를 앞두고 할인쿠폰 발행 경쟁이 줄어들면서 방문자수는 급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오픈마켓의 모바일 순방문자수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 반해 소셜커머스는 감소했다. 쿠팡의 경우 지난해 10월 정점을 찍은 뒤 2개월 내내 순방문자 수가 급감하는 등 ‘로켓 급’의 고객 탈출을 보여주고 있다. 위메프와 한 때 200만명까지 벌어졌던 격차는 12월 들어 40만명 수준까지 좁혀졌다. 쿠팡의 부진 등으로 지난해 10월 기준 426만 명 정도였던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의 순방문자수 차이가, 12월에는 762만명으로 더 벌어졌다. 지난해 오픈마켓 3사(G마켓, 옥션, 11번가)의 월 평균 모바일(웹+앱) 순방문자수는 2941만5274명, 소셜커머스 3사(쿠팡, 티몬, 위메프)의 월 평균 모바일(웹+앱) 순방문자수는 2322만956명이었다.

◇‘깡통’ 소셜커머스= 소셜커머스는 그간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우며 소비자를 유인해 왔다. 쿠팡은 ‘로켓배송’, 티몬 ‘무료반품’, 위메프는 ‘위메프 플러스’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로켓배송으로 승부수를 띄운 쿠팡은 작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017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얼마 전 로켓배송을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쿠팡맨 인력을 3600명 수준으로 늘렸다. 위메프는 지난 해 10월부터 직접 상품을 선별, 직매입해서 판매하는 ‘위메프 플러스’를 시작했다. 최저가 보상제 시행, 빠르고 안전한 무료 배송, 모바일에 최적화된 구매 환경, 친근한 CS 등을 콘셉트로 고객 감동 실현을 내세우고 있다. 티몬은 작년 11월 기존 멤버십 등급 VIP이상 고객에게만 제공되던 무료반품 제도를 모든 회원 대상으로 확대 실시 중이다.

그러나 소셜 업체별의 이런 서비스는 그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라는 지적이 많다.

쿠팡의 쿠팡맨은 막대한 급여와 택배차량 유지비용이 들어간다. 쿠팡은 이미 쿠팡맨을 도입한 2014년 영업손실 1215억원을 기록해 2013년 영업손실(42억원) 대비 30배 이상의 손실을 입은 바 있다. 미래를 위한 투자라 해도 적자 규모가 과한 수준이다. 비슷한 고객 서비스를 도입한 위메프와 티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위메프는 2014년 290억원, 티몬은 246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위메프는 2014년 자산 1418억원에 부채는 2235억원, 티몬은 1014억원 자산에 1886억원 부채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혈경쟁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14년 쿠팡의 판촉과 광고비는 400억원∼500억원으로 추정되며, 위메프와 티몬도 각각 998억원, 261억원으로 기록됐다.

소셜 업체들이 올해 실적발표에서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규봉 기자 ck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