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1호터널 앞에서 곤돌라 타고 오른다

입력 2016-02-22 22:31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 설계공모 당선작 ‘샛·자락 공원’. 남산1호터널 입구 근처 100m 길이 지하차도는 보행터널로 바뀌고 옛 교통방송 사옥 인근에는 곤돌라 스테이션과 서울 야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된다. 서울시 제공

남산 예장자락은 조선시대 군사들의 무예훈련장(예장)이 있던 곳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엔 통감부와 총독부가 자리잡았고 군사정권 시절에는 고문으로 악명 높았던 중앙정보부 제6국이 차지하고 있었다. 이처럼 옛 모습을 잃고 고립돼온 남산 예장자락(2만2330㎡)이 2018년 2월 도심공원으로 조성돼 시민에게 개방된다.

서울시는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 설계공모 결과 ‘샛·자락 공원’이 당선작으로 최종 선정됐다고 22일 밝혔다.

재생사업 계획안에 따르면 현재 차만 다니는 약 100m 길이의 남산1호터널 입구 지하차도(명동∼구 TBS교통방송 인근)가 보행터널로 변신한다. 터널이 끝나는 지점에는 곤돌라 스테이션과 서울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들어선다. 이렇게 예장자락쪽 보행길이 열리면 명동역 인근에서 완만한 길을 따라 곤돌라 스테이션까지 걸어 올라간 뒤 곤돌라로 남산 정상까지 갈 수 있다.

과거 중앙정보부 6국 건물이었던 서울시 남산제2청사는 역사성을 고려해 인권센터로 리모델링한다. 예장자락 도심공원 지하에는 30면 규모의 버스주차장이 조성돼 관광버스 주차난을 해소할 계획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남산정상까지 운행되는 관광버스의 진입을 통제하고, 친환경 대체 교통수단으로 곤돌라를 신설할 계획”이라며 “곤돌라 이용료는 왕복 5000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남산케이블카는 대인 기준 왕복 8500원이다. 2018년부터 운행될 곤돌라(연장 888m)는 시간당 1200명을 실어 나르게 된다.

예장자락에서 사방으로 뻗어나갈 보행 네트워크로는 사람의 길(시청∼예장자락∼남산 한옥마을), 나무의 길(인왕산∼예장자락∼남산), 역사의 길(돈화문로∼예장자락∼남산 산책로), 문화의 길(청계천∼예장자락∼재미로)이 조성된다. 시는 7월에 철거공사를 진행하고 올해 말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