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수익성이 떨어지는 국내선 노선을 두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KTX의 영향으로 국내 항공노선은 김포∼제주를 제외하면 대부분 적자를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정치권 및 주민들이 반발하는 경우가 많아 노선 폐쇄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하루 2회 운항하던 김포∼광주 노선을 3월 말부터 중단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KTX 호남선 개통으로 탑승객이 급감한 영향이다.
호남에 기반을 두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아시아나항공도 광주 노선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현재는 노선 폐쇄를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적자 누적폭이 커지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미 아시아나항공은 하루 왕복 5회 운항하던 광주 노선을 작년 7월 3회로 줄였다.
김포∼광주 노선의 항공요금은 편도 기준으로 6만5000원 수준이다. 비행시간은 50분 정도다. 반면 서울에서 광주로 가는 KTX를 이용하면 요금은 4만6800원에 불과하다. 시간은 1시간44분이 소요된다. KTX가 더 저렴하면서도 공항 이용시간까지 감안하면 전체 여행시간은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국내 내륙 항공노선은 KTX 노선과 도로망이 확충되면서 여객수요가 급감했다. 국토교통부는 제주 노선을 제외한 국내선의 지난해 탑승률을 평균 66.7%로 집계했다. 그러나 국내 항공노선을 철수하거나 감축하려고 해도 지자체는 물론 해당 지역 국회의원 등 정치권에서 강력히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공항 수요가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이다. 또 잠재적 고객인 지역주민들의 반대도 항공사 입장에서는 무시하기 힘들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국내선에 대해선 저비용 항공사(LCC)들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LCC가 뛰어든 비제주 노선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이 운영하는 김포∼김해가 유일하다. 이런 가운데 재개장을 앞둔 포항공항에 대해서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취항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항공사 ‘적자 국내선’ 속앓이… 지역 반발에 폐쇄 쉽지 않아
입력 2016-02-22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