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독도가 그들의 고유 영토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일본에서 제작된 지도나 고문서를 보면, 독도는 조선의 영토라는 기록이 일관되게 나타난다. 이상균(41·사진)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체험관 관장이 최근 출간한 ‘19세기 일본 지도에 독도는 없다’(북스타)는 일본의 고유영토론을 새로운 방향에서 반박한다.
“19세기 내내 일본에서는 독도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였으며, 1905년에 이르러 허둥지둥 엉뚱한 이름으로 독도를 그들의 영토라고 불법적으로 편입시키는 일을 저지르고, 오늘날 이 섬이 그들의 고유 영토라고 억지 부르고 있다.”
지리학자인 이 관장은 20세기 이전에 제작된 일본과 서양의 지도 수백 장을 분석해 일본이 19세기 내내 독도라는 섬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19세기 일본 지도들이 당시 서양 지도들이 누락한 독도 표시를 동일하게 누락했고, 서양 지도들이 ‘다즐레’(울릉도)라고 표기한 섬에 독도 명칭을 붙어놓았다.
1867년 제작된 가쓰 가이슈의 ‘대일본연해약도’ 등에 따르면 당시 일본이 울릉도를 지칭할 때 쓰던 ‘다케시마’란 명칭이 ‘아르고노트’라는 의문의 섬에 붙어 있다. 또 울릉도에는 일본에서 전통적으로 독도 명칭으로 알고 있던 ‘마쓰시마’란 표기가 달려 있다.
이런 오류는 일본이 서양 지도를 그대로 베끼는 과정에서 그 오류까지 가져왔기 때문이라는 게 이 관장의 분석이다. 독도는 19세기 중반까지 서양 지도에서 누락됐다. 대신 18세기 영국 탐사선이 잘못 보고한 아르고노트라는 정체불명의 섬이 지도에 올라 있었다. 세계 지도계에서 ‘아르고노트의 오류’라고 부르는 이 문제는 19세기 후반을 지나며 수정된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알고 있던 다케시마(울릉도)와 마쓰시마(독도)의 2도 체제를 서구에서 제작된 지도의 2도(아르고노트와 다즐레) 프레임에 기계적으로 매치시켰다.
이 관장은 “울릉도는 의문의 섬 아르고노트, 독도는 울릉도가 되고, 실제 독도는 지도상에서 사라지는 치명적 오류가 보인다”며 “19세기에 일본에서 독도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면 문제가 있는 영국의 지도를 그대로 따라 그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지도에서 독도 명칭이 19세기 이전엔 ‘마쓰시마’, 19세기에는 ‘량코도’, 1905년 이후에는 ‘다케시마’로 바뀌는 것도 독도 인식의 혼란을 보여준다. 19세기 후반 프랑스 포경선 리앙쿠르호가 독도를 발견한 이후 일본은 독도에 리앙쿠르의 일본식 표기인 ‘량코도’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1905년 독도를 시마네현 영토로 편입시킬 때는 울릉도의 옛 이름인 다케시마라고 명명했다.
이 관장은 다음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미국지리학회 학술대회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일본은 19세기까지도 독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입력 2016-02-23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