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주역’ 영원히 잠들다…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 별세

입력 2016-02-21 21:20
정의화 국회의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된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의 빈소에서 분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가 20일 오후 1시 향년 79세로 별세했다. 빈소에는 이 전 총재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박관용 전 국회의장을 비롯해 동교동계 좌장격인 권노갑 전 의원, 이명박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전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조문한 뒤 자리를 지켰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정의화 국회의장, 박원순 서울시장, 새누리당 서청원의원은 빈소가 차려진 다음 날인 21일 조문했으며,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2일 방문할 예정이다.

이 전 총재는 대표적인 4·19세대 정치인으로 1960년 고려대학교 상과대학 학생위원장 시절 자유당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4·18 고대 의거’를 주도했다. 1967년 30세의 나이로 신민당 전국구 의원이 된 그는 11대 국회를 제외하고 7대부터 14대까지 내리 당선되며 7선 중진의원으로 활약했다.

1990년 3당 합당에 반대하며 당시 의원이던 노무현 전 대통령, 홍사덕 이철 전 의원 등과 함께 ‘민주당(일명 꼬마 민주당)’을 창당했다. 당 총재로 활동하던 그는 이듬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신민주연합당과 합당한 뒤 공동대표 자리에 올랐다. 이후 김 전 대통령이 정계은퇴를 선언하자 제1야당 단독 대표가 돼 차기 대권주자로도 거론됐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이 1995년 정계복귀를 선언하고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해 이 전 총재와 결별하자 정치적 입지가 좁아졌다.

이후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 창당에 참여했다 다시 민주국민당을 창당하는 등 정치적으로 험난한 행보를 걸었다. 2002년 대선 때 부산상고 후배인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했으나 2007년 대선 땐 노 전 대통령을 비판하며 당시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지원했다. 이를 기반으로 이명박정부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지냈고, 4·19혁명공로자회 회장, 4·19민주혁명국민문화제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경의씨와 아들 승호씨 등 1남 3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24일이다. 장지는 4·19국립묘지에 마련된다.

이 전 총재가 민주당을 이끌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박계동 전 의원은 그가 별세 전날 자서전 원고를 탈고했다고 전했다.

빈소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이 전 대통령, 정 국회의장,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더민주 김 비대위 대표 등이 조화를 보냈다. 이외에도 더민주를 탈당한 정대철 전 상임고문, 새누리당 김을동, 류지영, 이재오, 조경태 의원, 더민주 설훈 의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등이 조문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