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비극성을 집요하게 파고든 한국의 대표적 극작가 박조열(사진)씨가 20일 심장마비로 서울 여의도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6세. 3년 전부터 신부전증을 앓던 고인은 투석 과정에서 숨을 거뒀다. 1930년 함경남도 함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원산공업학교 문학교사로 재직했으며 북한군으로 징병돼 복무하다 6·25전쟁 중 가족을 남겨두고 월남했다. 63년 군에서 예편한 뒤 같은 해 드라마센터 연극 아카데미(현 서울예술대학)에서 공부하면서 희곡 ‘관광지대’로 데뷔했다. ‘토끼와 포수’ ‘불임증 부부’ ‘흰둥이의 방문’ ‘오장군의 발톱’ ‘조만식은 아직도 살아있는가’ 등을 발표했다. 대표작 ‘오장군의 발톱’은 6·25전쟁 때 최전방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 하지만 군대문화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15년간 공연이 금지됐다. 88년 해금되던 해 극단 미추가 무대에 올려 백상예술대상 희곡상 등을 휩쓸었다. 유족으로는 부인 최선분씨, 아들 박현섭 서울대 노어노문학과 교수가 있다. 빈소는 여의도성모병원. 발인은 23일 오전 8시. 장지는 미정.
장지영 기자
분단의 비극성 고발한 한국 대표 극작가 박조열씨 별세
입력 2016-02-21 1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