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의, 당에 의한, 당을 위한… 중국 언론이 존재하는 이유

입력 2016-02-21 21:36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수도 베이징에 있는 관영 CCTV를 방문해 직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모든 언론은 당의 의지를 체현하고 당의 주장을 반영하는 한편 당 중앙의 권위와 당의 단결을 수호해야 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9일 중앙 3대 관영매체인 CCTV, 신화통신, 인민일보를 차례로 방문한 뒤 ‘신문여론공작좌담회’에서 당에 대한 충성이 언론의 존재 이유임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언론의 모든 업무가 “당을 사랑하고, 당을 보호하며, 당을 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좌담회에는 왕후닝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류옌둥 부총리, 류치바오 선전부장 등 세 명의 정치국원과 주요 관영매체의 책임자, 편집인, 기자 등 180여명이 참석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즉각 반응했다. 신화통신은 논평을 통해 “한 손에 총을 들고 한 손에 펜을 들어 여론공작을 고도로 중시하는 것은 당의 오랜 전통이다”고 밝혔다. 시 주석이 CCTV를 방문했을 때에는 “CCTV의 성(姓)은 당이고, 절대적으로 충성하고, 당신의 시찰을 청합니다”라는 팻말도 등장했다. 신화통신은 21일에는 시 주석의 발언에 각계각층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는 후속 기사도 내보냈다.

중국은 최근 시 주석을 중심으로 한 권력 집중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몇 주간 중국공산당 선전 당국은 시 주석을 당 지도부의 ‘핵심’으로 표현하며 모든 간부에게 시 주석에 대한 절대적 충성을 맹세하도록 국가적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내년 제19차 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에서 진행될 지도부 개편을 앞두고 시 주석의 권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19차 당대회에서는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 중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제외한 5명이 은퇴 연령에 도달하고 중앙정치국 위원 6명도 은퇴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시 주석이 핵심 관영 매체를 방문한 것은 ‘선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관영 언론이 중요한 역할을 맡아달라는 요구나 다름없다. 난징대 구쑤 교수는 “당이 언론을 더 확실하게 장악해 관영 언론으로 하여금 당의 이념과 정책, 당이 승인한 주류적 가치를 확산하는 데 더욱 큰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