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표심 업은 힐러리 ‘슈퍼화요일’ 자신감… 네바다서 샌더스 열풍 차단
입력 2016-02-21 20:56
미국 민주당의 세 번째 경선인 네바다 코커스(당원대회)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단순한 1승 이상의 기쁨을 안겨주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번 선거에서 흑인 유권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확인한 것에 크게 고무됐다.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흑인 유권자들의 비중이 네바다보다 높을 뿐 아니라 슈퍼화요일(3월 1일)에도 흑인이 많이 사는 남부지역 경선이 대거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경선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힘겨운 승리를 거두었으나, 이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샌더스 의원에게 22% 포인트 차이로 졌다. 이는 역대 민주당 프라이머리 사상 가장 큰 득표율 차이의 참패였다.
이후 클린턴 전 장관의 입지는 크게 흔들렸다. 전국단위 여론조사에서 한 번도 놓친 적이 없었던 지지율 1위 자리를 샌더스 의원에게 내주기도 했다. 코커스를 앞두고 네바다에서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는 샌더스 의원과 동률을 기록했다.
막상 뚜껑이 열리자 클린턴 전 장관은 5% 포인트 차이로 샌더스 의원을 따돌리고 한숨을 돌렸다. 클린턴 전 장관의 승리는 흑인 유권자들의 압도적인 지지가 결정적이었다. CNN이 코커스 참석자들을 상대로 입구조사를 실시한 결과 흑인 유권자 중 76%가 클린턴 전 장관을 지지했다. 반면 샌더스 의원을 지지한 흑인 유권자는 22%에 그쳤다. 흑인 못지않게 중요한 소수 집단인 히스패닉은 53%가 샌더스 의원을 지지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1일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동전 던지기’로 6표를 모두 가져간 데 이어 이날 샌더스 의원과 동률이 나온 라스베이거스의 한 선거구에서 ‘카드 뽑기’로 이기는 행운까지 누렸다.
오는 27일 프라이머리가 열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유권자 분포를 보면 흑인이 29%로 히스패닉(5%)보다 훨씬 많다. 대선 후보를 지명하는 권한을 가진 대의원도 사우스캐롤라이나가 59명으로 네바다 코커스(44명)보다 많다.
NBC방송이 1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60%의 지지율로 샌더스 의원의 32%를 크게 앞질렀다.
흑인 유권자들의 일방적인 지지는 슈퍼화요일에 대한 클린턴 전 장관의 기대를 더욱 높였다. 15개 지역이 동시에 선거를 치르는 슈퍼화요일에는 앨라배마, 조지아, 텍사스, 아칸소, 버지니아 등 흑인 유권자들이 많은 남부지역이 대거 포함돼 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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