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아파트 매매가 주간 변동률이 86주 만에 하락했다.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계속 줄어들고, 신규 분양시장에 뛰어드는 수요도 급감하는 추세다. 전국 곳곳에서 집값이 떨어지며 부동산 경기가 본격적으로 침체기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매매가 동향을 살펴보면 이달 15일 기준으로 전국의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1%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28일 이후 7주 연속 보합세를 보이다 하락으로 전환했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하는 주간 단위 전국 아파트값이 떨어진 것은 2014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서울의 아파트값도 0.01% 떨어지며 87주 만에 하락으로 돌아섰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21일 “금리 인상 및 대출 규제 강화로 아파트 거래량은 감소하고, 청약시장에서 미달 단지가 증가하며 매수심리가 위축되자 아파트 매매가가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국 아파트 27만2417가구의 집값이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 가구의 91.9% 규모인 643만9813가구가 보합을 유지했고, 가격이 오른 곳은 29만6246가구다. 지난해 말 22억원에 거래됐던 서울 강남 타워팰리스 1차 전용면적 164㎡는 현재 21억원까지 1억원 정도 시세가 떨어졌다. 개포 주공 2단지(54㎡)와 반포 주공 1단지(72㎡)는 같은 기간 가격이 6500만원 빠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0일 기준 올해 2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3268건에 그쳤다. 일평균으로 따지면 올 2월은 164건으로 지난해 2월 305건의 53.8% 수준이다.
올 들어 아파트 청약 수요도 감소세다. 리얼투데이 조사 결과 지난달 전국 아파트 신규 분양시장에 뛰어든 총 청약자는 5만4866명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월의 청약자 11만6143명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수요다.
업계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 강화 등에 따른 매수심리 위축이 거래량 감소로 이어지고, 집값이 떨어지는 주택 경기 사이클이 반복되는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권강수 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집값이 오를 만한 호재가 보이지 않는다. 보합세 또는 내림세를 반복하는 침체기에 들어선 것이 확실하다”며 “앞으로 부동산 경기가 예전 같은 호황을 누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주택 경기가 과열됐던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폭락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아파트값 추락 신호?… 86주 만에 꺾였다
입력 2016-02-21 2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