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話하다] 순교자 문준경 전도사의 후예들

입력 2016-02-21 18:39
김경민 이랜드그룹 센터장
전남 신안에 있는 나의 고향 지도(智島)는 순교자 문준경 전도사가 희생한 열매로 맺어진 복음화 마을이었다. 새벽기도 종소리가 아침을 깨우고 저녁 예배 종소리가 들리면 마을 어른들은 일손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주일 아침이면 힘 좋은 교회 집사님이 큰 북을 등에 메고 동네를 돌아다니셨다. 나와 아이들은 그 뒤를 따르며 친구들을 불러 함께 교회에 갔다.

나의 아버지 김문옥(1943∼2004·지도중앙교회 장로·사진 맨 뒷줄 왼쪽에서 세 번째)은 청년 시절 교회에서 어머니를 만나 결혼했고 평생 교회를 섬겼다. 그 부모님 신앙으로 나는 교회가 예배당이자 놀이터였고, 또 학교이자 세상을 보는 창이었다.

여름성경학교는 축제와도 같았다. 나무로 된 마룻바닥에 방석 하나 깔고 앉아 종일 융판 동화 듣기, 율동 배우기, 신나는 게임 등을 했다. 간식은 미숫가루와 알사탕이었다.

선생님이 들려주는 요셉의 고난, 다윗의 모험, 예수님의 산상수훈을 들으며 마음 속 신앙을 새기던 시간이었다.

나의 아버지는 물질적 유산을 많이 남기지는 않으셨지만 자녀들에게 귀한 신앙의 유산과 소중한 주일학교의 추억을 선물로 남겨주셨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 내가 살아가는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유산이 되어 있다.

◇필자 △전남대 사학과 졸 △이랜드그룹 입사 △현 이랜드 BH성과관리센터장 겸 기업성장지원팀장 △크리스천 경영자실천모임 경영자피드백미팅 총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