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공회 새 이사회 구성 순탄… 정상화 눈앞

입력 2016-02-21 20:21
지난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교회 주요 교단 총회장과 (재)한국찬송가공회, 한국찬송가공회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민일보DB

8년간 분란에 휩싸였던 한국찬송가공회(공회)가 정상화 문턱에 서 있다. 지난 11일 한국교회 주요 교단과 (재)한국찬송가공회(법인 공회·공동이사장 서정배 목사, 강무영 장로) 한국찬송가공회(비법인 공회·공동회장 김용도 이기창 목사) 등 찬송가공회 관련 당사자들이 정상화에 합의했고 이에 따라 새 이사회 구성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공회를 둘러싼 갈등은 크게 두 가지였다. 공회와 대한기독교서회(서회) 및 예장출판사(예장) 간의 출판권 다툼과 공회·교단 간 갈등이었다. 공회가 독점출판권을 갖고 있던 서회 및 예장 외의 기독교 출판사 4곳에 찬송가 출판을 허락하면서 빚어진 출판권 문제는 최근 서울고법에서 조정합의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일반·한영·해설 찬송가의 모든 출판권이 서회와 예장에 있다는 취지다.

이 출판권 다툼으로 촉발된 교단과의 갈등도 세 당사자 간의 합의로 일단락됐다. 법인 공회가 교단의 뜻에 따라 이사 소환과 이사 파송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이를 정관에 명시키로 한 것이다.

남은 과제는 두 가지다. 첫째는 합의대로 오는 29일까지 교단과 법인 공회, 비법인 공회가 인정하는 새 이사회를 구성하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낙관적이다. 법인 공회 이사의 대부분은 이미 교단들이 공식적으로 파송했고, 일부는 은퇴를 앞두고 있어 큰 장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법인 공회 공동이사장 강무영 장로는 “새로 이사를 파송해야 하는 교단은 한국기독교장로회와 기독교대한감리회 두 교단으로 교단별 사정을 감안해 늦어도 3월 초면 새 이사회가 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합의 내용을 정관에 반영하는 것은 새 이사회의 몫이다.

2008년 법인 공회 출범에 반대해 기존 공회 이사들로 구성된 비법인 공회는 이번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면 바로 해산한다는 입장이다. 비법인 공회 공동회장 김용도 목사는 “새 이사회가 구성되면 위원회를 열고 해산 결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받아온 21세기 찬송가의 수정 보완이다.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세 당사자는 “새 찬송가 제작은 없고 기존의 21세기 찬송가를 수정 보완해 혼란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부 교단의 21세기 찬송가 구매 중단 결의도 같은 맥락에서 설득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회 정상화까지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지만 분위기는 희망적이다. 기자회견 당시 관계자들은 상대를 자극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또 해결 실마리를 찾도록 양보해준 데 대해 서로 고마워했다. 그만큼 찬송가 공회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볼 수 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