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수명이 길어지면 혈관노화도 피할 수 없다. 식습관 서구화로 증가하는 콜레스테롤이 혈관내벽에 계속 쌓이면 내강이 좁아지거나 막히게 된다. 죽상(粥狀)동맥경화증이다.
동맥경화가 심한 혈관은 혈관 벽이 두꺼워 탄력성도 떨어진다. 혈관 노화현상이 촉진되는 원인이 된다. 그 결과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면 극심한 흉통과 함께 심근경색증이 발생한다. 50% 이상 막히면 운동할 때 흉통이 느껴지는 협심증이 생긴다. 두 경우 모두 즉시 병원을 찾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문제는 혈관이 막힌 정도가 50% 미만일 때다. 당사자가 이상증상을 자각하기가 쉽지 않고, 스스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이다.
심근경색증 발병 예방활동은 바로 이 단계에서 시작할 때 효과 만점이다. 혈관 협착 정도가 50% 미만이라도 동맥경화증이 계속 진행된 결과이고, 장차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인 돌연사의 주범인 심근경색증 발생률은 계속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는 2011년 6만9000여명에서 2012년 7만여명, 2013년 7만6000여명, 2014년 8만3000여명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허혈성 심장질환을 부르는 동맥경화 방지 노력이 부족하다는 증거다.
심근경색 발생 전에 전조 증상을 느끼는 비율은 50%에 불과하다. 따라서 평소 비만, 흡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가족력 등 심근경색증 위험인자를 잘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고콜레스테롤(기름진) 음식 섭취를 지양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체중, 정상혈압, 혈당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동맥경화를 촉진하는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 다양한 취미생활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 노력도 중요하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상태에 따라 내과적 약물요법,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시술, 관상동맥우회수술로 치료한다. 발병하면 즉각 심폐소생술과 함께 3시간 이내 응급처치를 받으면 심장마비로 인한 돌연사를 피할 수 있다. 만약 가슴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면 골든타임 안에 심장혈관 질환 응급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박진식 세종병원 병원장 이사장
[헬스 파일] 돌연사 주범 심근경색증
입력 2016-02-22 1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