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바이러스와 뎅기열 등을 비롯한 각종 모기를 통한 전염병의 확산이 급격한 도시화 및 지구온난화가 야기하는 재앙의 전조(前兆)일 수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면서 향후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될 경우 더운 지방뿐 아니라 북미와 같은 위도가 높은 지역도 ‘모기의 식민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NYT는 최근 연구결과를 인용해 급격한 인구 팽창과 도시화, 지구온난화로 인해 전염병을 옮기는 모기에 노출될 수 있는 사람이 현재 전 세계적으로 40억명에서 이번 세기 말에는 80억∼90억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브라질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의 도시들에서 상하수도 기반시설이 열악한 가운데 도시 인구가 늘어나면서 모기도 점점 늘고 있는 실정이다. 수용인원을 넘어선 급격한 도시화로 모기가 알을 낳기 좋은 지붕 위의 허름한 물탱크나 폐타이어에 고인 물, 노천 하수도, 포장이 안 된 지역의 고인 물 등이 곳곳에 생기고 있고, 여기에 날씨까지 따뜻해지면서 모기의 번식이나 바이러스의 성장도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앤드루 모너한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 박사는 “더워질수록 인류가 모기를 통제하기 점점 더 어려워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진 이집트숲모기를 비롯해 원래는 열대지방에 살았지만 지금은 더워진 도시에서도 살 수 있게 진화한 모기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또 서늘한 고지대여서 상대적으로 전염병 매개 모기가 적었던 멕시코의 멕시코시티와 같은 곳도 더 이상 모기의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멕시코 방문 일정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오는 전세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카바이러스가 태아의 소두증을 일으킬 수 있는 것과 관련해 “낙태는 범죄이지만 임신을 피하는 것은 절대 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이는 감염 우려 여성에 대한 피임 허용을 시사한 것이라고 외신들은 해석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온난화 계속땐 북미지역도 ‘모기 식민지’ 가능성”
입력 2016-02-19 2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