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심각한 전력 손실을 입었다. 불펜의 핵인 정우람과 윤길현이 팀을 떠났다. 필승조가 한꺼번에 빠져나간 것이다. 이에 불펜 투수인 전유수(30)의 활약이 더 필요하게 됐다. 전유수는 SK에서 ‘마당쇠’로 불린다. 5분 대기조로서 2014년 84.2이닝을 던졌고, 지난해에는 77.2이닝을 소화했다.
특히 올해 팀의 투수조 조장까지 맡아 어깨가 한층 무거워졌다. 19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가와구장에서 만난 전유수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는 “윤길현과 정우람이 빠져나가 전력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 공백을 내가 메우겠다”고 강조했다. 또 “젊은 투수들에게는 이번이 기회”라며 “나 뿐 아니라 젊은 선수들도 기량이 올라와 있다”고 했다.
전유수는 지난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팀이 한창 치열한 순위싸움을 벌였던 7∼8월 평균자책점이 5.33까지 치솟으며 전혀 역할을 못했다. 하지만 9월 이후 12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88을 찍으며 SK의 가을야구 진출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그는 “지난해 막판 좋았지만 여름에 너무 못했다”며 “그 때 마운드에 힘이 됐었다면 팀이 더 높은 순위에 올라갔을 것”이라고 자책했다.
그래도 지난해 시즌 막판 호투를 펼친 것은 큰 힘이 되고 있다. 전유수는 “시즌 말미에 공을 잘 던지니 지금까지도 컨디션이 좋다”며 “올해는 전혀 아픈 것도 없고 느낌도 좋아 나도 크게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김용희 감독도 그를 마무리 후보로 생각 중이다.
전유수는 “마무리 후보로 꼽히고 있다는 것 자체로도 기분이 좋다”며 “중간 계투조로 계속 있는 다면 시즌 20홀드 이상, 마무리가 된다면 두 자릿수 세이브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했지만 그다지 눈에 띄는 선수는 아니었다. 1, 2군을 오간 끝에 2012년 SK로 옮긴 후 기량이 만개했다.
전유수는 “SK는 팬들에게 내 이름을 각인시켜 준 고마운 곳”이라며 “마운드에 오르면 어떤 위치라도 마다하지 않고 죽을힘으로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정영일과 조한욱 등 젊은 선수들은 눈에 불을 켜고 연습을 하고 있다”며 “이들과 함께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겠다”고 덧붙였다.
오키나와=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정우람·윤길현 떠난 불펜 공백 ‘5분 대기조’ 전유수가 메운다… SK 전지훈련장 오키나와를 가다
입력 2016-02-19 1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