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찾은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답답해서 왔다”… 테러방지법 등 조속한 처리 요청

입력 2016-02-19 21:32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19일 국회를 방문, 정의화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 등을 만나 테러방지법을 비롯한 쟁점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현정택 정책조정수석, 현기환 정무수석과 함께 국회에 도착한 이 실장은 먼저 정 의장을 찾아 국내 안보·경제 상황의 엄중함을 강조하며 테러방지법 처리를 요청했다. 이 실장이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이 아닌 현안 협조 차원에서 국회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이 실장은 비공개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답답해서 왔다. 답답해서”라며 “(답답한 심정에 대해) 말씀을 충분히 드렸다”고 말했다. 다만 “(쟁점법안) 직권상정을 요청하러 온 건 아니다”고 했다.

주요 쟁점법안 통과 없이 선거구 획정부터 할 수 없다는 새누리당 입장에 대해 이 실장은 “선거구(획정 문제)는 내가 얘기할 성격이 안 된다”며 “청와대는 연계 소리를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의장은 청와대 참모진의 요청을 받고 “오는 23일 (본회의에서) 선거법을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박흥신 국회 대변인이 전했다.

이 실장은 이어 더민주 김종인 대표를 찾아가 약 15분간 회동하며 테러방지법 처리 협조를 요청했다. 김 대표가 “국가정보원에 대한 불신이 문제”라고 하자, 이 실장은 “이번 기회에 국정원을 바로 가게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나도 국정원장을 했지만 ‘정치관여’ 네 글자는 머릿속에서 지우라고 지시했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은 마지막으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와 약 30분간 만났다. 이 실장은 최근 여당 상황에 대한 논의가 있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공천의 ‘공’자도 안 꺼냈다”고 말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