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귀화 선수들 평창올림픽 희망되다

입력 2016-02-19 17:49

흰 피부에 푸른 눈. 그런데 가슴에 태극마크가 달려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 스포츠에서 귀화·혼혈 국가대표는 희귀한 존재였다. 순혈주의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 여러 종목에서 이들이 활약하고 있다. 특히 동계 스포츠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미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스키에서 평창올림픽 메달권에 가장 근접한 귀화·혼혈 국가대표는 김마그너스(18)다. 노르웨이인 오게 뵈(59)씨와 한국인 김주현(56)씨 사이에서 태어난 김마그너스는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 유망주다. 그는 18일(현지시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열린 2016 동계유스올림픽 스키 남자 크로스컨트리 10㎞ 프리 종목에서 23분04초8로 금메달을 따냈다. 앞서 지난 13일 스키 크로스컨트리 크로스 프리 종목에서 금메달, 16일 1.3㎞ 스프린트 클래식에서는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김마그너스는 지난해 4월 아버지의 나라인 노르웨이와 어머니의 나라 한국 사이에서 한국을 택했다. 평창올림픽 메달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한국 스키 사상 최초로 성인 및 청소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평창올림픽 메달권 진입이 목표”라며 “이 종목은 선수들이 25세를 지나 전성기가 오기 때문에 평창은 물론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미현(22)은 여자 프리스타일 스키 슬로프스타일 기대주다. 돌이 지나기도 전에 미국에 입양돼 현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스키 선수의 꿈을 키웠다. 잠재력을 인정받은 이미현은 지난해 12월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지난 18일 강원도 평창군 보광 스노 경기장에서 개최된 2016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 스키 슬로프스타일에 출전하려 했지만 전날 부상을 당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동양인 최초로 북미아이스하키(NHL)에 진출한 캐나다 동포 출신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국가 대표팀은 귀화 선수들로 전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브락 라던스키(33), 마이클 스위프트(29), 브라이언 영(30·이상 캐나다), 마이크 테스트위드(29·미국)는 귀화했으며 맷 달튼(30·캐나다)과 수비수 에릭 리건(28·미국)은 대한체육회의 특별 귀화 심사에 합격해 법무부의 최종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들은 최근 덴마크에서 열린 2016 유로 아이스하키 챌린지에 출전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