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스 통 OM선교회 국제대표 “복음을 접하지도 못하고 죽는 사람들 놔둘 수 없잖아요”

입력 2016-02-21 18:29
국제오엠선교회 로렌스 통 대표는 “선교사는 하나님 주머니의 동전과 같다”며 “자신을 기꺼이 드릴 수 있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민석 선임기자

그는 전통적 선교 분야인 교회 개척 활동에만 머물지 않았다. 선교사가 갈 수 없는 지역에 복지센터와 농장, 학교를 세웠고, 주택사업을 펼쳐 선교사들이 후원에 얽매이지 않고 복음전도에 전념하도록 했다. 시리아 난민을 위한 캠프를 설치해 사랑을 전했다. 컴퓨터와 모바일 사용이 뛰어난 젊은 세대를 선교에 동원하기 위해 중장기 계획도 세웠다. 선교사 자격 요건도 바꿔 하나님께 자신을 드릴 수 있는 사람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마치 비정부기구(NGO)처럼 구제와 개발에 뛰어들었고, ‘정의(justice)’ 사역의 일환으로 다국적 이주민들과 만나 참담한 경험을 청취했다. 브라질의 우범지역인 하나인 크리시우마에서는 현장 사역자를 위한 선교대회도 개최했다.

세계 선교계의 혁신가로 불리는 국제오엠(OM·Operation Mobilization)선교회 로렌스 통(59) 대표의 현재다. 이 모든 변혁의 동기는 뭘까.

지난 1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길 켄싱턴호텔에서 만난 통 국제대표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복음을 듣지 못한 채 죽는다.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최근 한국오엠선교회 신임 대표인 최현미 선교사 취임에 맞춰 방한했다. 최 대표가 여성이라는 점에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한국에 여성 리더가 세워져 기쁘다. 이는 남성이 리더십의 중심을 이뤘던 선교단체의 전통을 깨뜨린 것”이라며 “여성 선교사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기여를 해왔다”고 말했다.

국제오엠선교회는 현재 110개국에 6500여명의 선교사들이 활동 중이다. 통 국제대표가 선교회 수장이 된 것은 2013년 9월이다. 1973년 예수를 영접해 이듬해 국제오엠선교회 소속 선교선(船)인 ‘로고스’에 감명 받아, 78년부터 ‘둘로스’를 타고 선교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싱가포르 오엠 이사, 대만 오엠 대표, ‘로고스2’ 단장을 거쳐 선교선 재정 개발담당자로 사역해왔다.

중국계 싱가포르 출신인 그는 오늘날 세계 선교에서 비서구권이 강세를 보이는 ‘살아있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는 “역사상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주님을 영접하고 있다”며 “라틴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인도, 인도네시아에서 교회가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아프리카 인구의 절반 이상은 기독교인이다. 1900년대만 해도 아프리카 기독교인은 800만 명이었으나 지금은 5억 명에 달한다.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 인도네시아에서는 매주일 5000명의 무슬림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영접하고 있다고 한다. 중동 역시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위협에도 엄청난 무슬림들이 복음에 반응하고 있다. 이란은 모든 지역과 마을에 기독교인들이 살고 있을 정도라고 했다.

통 국제대표는 한국교회를 향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부흥을 경험한 이후 안주하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은 한국교회의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지금 필요한 것은 또 다른 도약이다. 향후 10년, 15년을 내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도약’의 발판을 다양한 선교적 참여에서 찾았다. 목사 선교사를 파송해 교회를 개척하는 전통 선교모델을 탈피해 비즈니스 선교를 추진해보라고 말했다.

그는 규칙적 기도와 개인 신앙훈련을 중시한다. 1년에 두 번씩은 아무리 바빠도 ‘침묵 휴가’를 떠난다. 일주일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며 컴퓨터나 인터넷, 휴대폰 사용도 끊는다. 이 침묵 휴가는 그의 아내도 동행한다. 아내와는 방도 따로 쓰며 아침과 저녁 한 시간씩 함께 예배한다. 그는 이 휴가에서 ‘청지기’로서의 에너지를 얻는다고 했다. 그는 “선교 사역은 기도 사역과 다름없다”며 “수많은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한국교회 안에는 어떤 선교사를 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다. 그에게 선교사의 자질에 대해 물었다. 통 국제대표는 “하나님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드리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를 ‘하나님의 주머니 속 동전’으로 묘사했다. 주님이 원하는 때에 철저히 소비되는 동전으로 살라는 당부였다. 사역의 대가를 치르는 것 역시 감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