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보다 더 싸게”… 대형마트의 반격

입력 2016-02-18 20:41

대형마트가 일부 영·유아용품의 온·오프라인 ‘최저가’ 판매를 선언하며 소셜커머스를 정조준했다.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업체가 영·유아용품과 생필품을 중심으로 대형마트 시장을 잠식해오자 반격에 나선 것이다. 향후 생필품 등으로 최저가 제품을 확대할 예정이어서 온·오프라인 간 가격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마트는 18일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쇼핑 대표 상품인 기저귀를 ‘최저가 상품’으로 선정하고 온·오프라인 유통 전 채널을 통틀어 최저가로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그간 대형마트 3사 간 가격 경쟁 틀을 벗어나 소셜커머스 주요 3사를 비롯한 온라인몰의 가격을 감안해 최저가를 책정했다. 최저가 제품으로 선정된 제품은 하기스 매직팬티 박스형(대형 92P·2만8500원, 특대형 76P·2만9600원)과 마미포코 360핏 박스형(대형 72P·1만8500원, 특대형 76P·1만7200원)이다. 해당 가격은 대형마트 업체와 비교해서는 최대 35%,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업체보다 최대 15% 정도 싸다는 게 이마트 측 설명이다.

롯데마트 역시 이날부터 분유 상시 최저가 판매에 들어갔다. 남양 임페리얼 XO(800g 3개) 3단계를 5만5600원에, 4단계는 5만6600원에 판매한다. 송승선 롯데마트 유아용품부문장은 “추후 조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유아용품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형마트가 최저가 제품으로 영·유아용품을 택한 것은 소셜커머스가 이들 제품에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의 경우 기저귀와 분유 등 영·유아용품을 전략상품화해 ‘로켓배송’과 결합시키면서 점유율을 크게 늘렸다. 반복 구매할 수밖에 없는 영·유아용품 특성상 이들 제품을 통해 고객 충성도도 높일 수 있었다. 티몬이나 위메프 등 다른 소셜커머스 업체 역시 영·유아용품과 생필품 특화 전략을 통해 소비자의 대형마트 의존도를 크게 낮췄다. 실제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지난해 기저귀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26.3%, 20.6% 감소했다.

온라인 부문 강화를 본격화하고 있는 대형마트 입장에서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업체에 더 이상의 시장 잠식을 허용하면 안 된다는 위기감도 이번 최저가 경쟁의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당장 가격 인하로 맞대응하기보다 상황을 좀 더 지켜본 후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소셜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소셜커머스를 선호하는 이유는 가격 원인도 있지만 배송이나 모바일 쇼핑 환경이 편리한 영향이 크다”며 “좀 더 지켜본 후 대응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