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우향우’… 한·미 FTA 협상 주도한 김현종 前 본부장 영입

입력 2016-02-18 21:11
노무현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김현종 한국외국어대 교수가 18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입당 기자회견을 갖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노무현정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주도한 김현종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영입했다. 더민주는 그간 한·미 FTA 재협상을 강하게 주장한 터라 당의 기조와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18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김 전 본부장 영입 기자회견에서 “한·미 FTA를 주도함으로써 이후 우리나라의 통상 영역을 확대한 장군”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김 전 본부장에게 직접 연락해 입당을 설득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당 정체성에 맞지 않는 인사를 영입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2012년 대선 이후 줄곧 한·미 FTA 재협상을 강력 주장해왔던 당으로서는 모순된 인사라는 지적이다.

김 전 본부장은 2011년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외교전문에 등장해 ‘친미’ 논란의 대상이 됐다. 당시 그가 미국이 반대하던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보건복지부가 추진하자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 정부가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담은 건강보험법 시행규칙 개정을 입법예고하지 않도록 죽도록 싸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한 당 관계자는 “김 전 본부장에게 FTA 교섭을 맡긴 것은 노무현정부의 최대 실수였다고 생각한다”며 “그는 친미·친재벌 인사로 분류되는 사람”이라고 혹평했다.

다른 관계자는 “김 대표를 필두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 등 우리 당 정체성과 거리가 있는 분들이 들어오고 있다”며 “정말 ‘전부 더불어’ 당이 된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