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은 꿈의 무대죠. 남은 2년간 죽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8일 강원도 평창군 보광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6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 스키-스노보드 월드컵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슬로프스타일 예선에 나선 한국 선수들은 “세계 최고 선수들에게 많을 것을 배우고 있다”며 순위에는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천호영(20), 임태양(16) 등 5명의 남자 선수들을 출전시켰다. 한국에게 이 종목은 불모지에 가깝다.
1차 시기에서 28.20점으로 부진했던 천호영은 2차에서 50.40점을 받으며 선전했다. 비록 49명 중 36위로 10명이 겨루는 결선엔 오르지 못했으나, 생애 첫 FIS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는 것에 만족해 했다. 그는 “제가 항상 연습하는 코스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뛰고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신기했다”면서 “평소 준비한 기술을 다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점프에서 두 바퀴 반을 도는 기술을 하려고 했는데 두 번째 점프 착지에서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반 바퀴만 도는 것으로 마무리했다”고 덧붙였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28차례 테스트 이벤트 중 두 번째인 이 대회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 남자 슬로프스타일 금메달리스트이자 FIS 랭킹 1위 조스 크리스텐센(25·미국)과 2위 오이슈타인 브라튼(노르웨이) 등 톱10 선수 중 9명이 참가해 화려한 테크닉을 선보였다.
평소 우상처럼 생각하는 선수들과 함께 경기에 나선 것 자체가 천호영에겐 엄청난 배움의 기회였다. 불과 6년 전 스키의 가장 기초인 A자로 서는 것부터 배운 그는 기량이 일취월장해 슬로프스타일 국가대표로 3년째 뛰고 있다.
대회 최연소 출전자인 임태양(16)은 1차 40.00점으로 천호영보다 앞선 기량을 보였지만 2차 시기에 부진, 42위로 역시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그간 일본 등에서 훈련했던 그는 “평창에서 훈련하면 금세 실력이 늘 것 같다. 2년 뒤 태극마크를 달고 평창에 서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 선수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문 코치를 만나지 못해 기술 발전이 더뎠지만 지금은 외국인 코치 등 여러 지원을 받아 실력이 급격히 늘었다는 평가다.
이날 남자부에서는 92.00점을 받은 예스퍼 차데르(스웨덴)가 1위, 맥레이 윌리엄스(미국)가 91.00점으로 2위로 결선에 올랐다.
여자부에선 관심을 모았던 미국 입양아 출신 국가대표 이미현(22)이 전날 훈련 도중 발뒤꿈치에 타박상을 입어 출전하지 못했다. 프리스타일 스키 슬로프스타일은 레일과 테이블, 박스를 비롯해 다양한 구조물로 이뤄진 코스에서 갖는 경기로 6명 심판이 높이, 회전, 기술, 난도 등에 따라 100점 만점으로 채점한다. 두 차례 중 높은 점수로 순위를 매긴다.
1995년 지어진 보광 휘닉스파크 스노 경기장은 오는 10월까지 보완공사가 진행 중이다. 완공되면 좌석 1만200명, 입석 7800명 등 1만8000석 규모로 올림픽을 치르게 된다.평창=서완석 체육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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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신경 안써, 2년 후를 보라”… FIS 프리스타일 스키 월드컵 개막
입력 2016-02-18 2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