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땐 한·중관계 파탄” 전망은 과장?

입력 2016-02-19 04:05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한·중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 입장에서 한국이 갖는 전략적 가치를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런 우려는 과장됐다는 주장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중국 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최근 사설에서 한·미 양국의 사드 배치 논의에 격렬한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사드 배치에 군사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이런 시각은 ‘사드가 배치되면 한·중 관계가 파탄을 맞을 것’이라는 국내 일각의 평가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반면 환구시보식 주장을 중국 정부의 공식 스탠스로 해석해선 안 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외교가의 한 소식통은 18일 “(사드 배치와 관련된) 중국 외교부 반응은 매우 절제돼 있다”면서 “(환구시보보다) 더 공식적 성격이 강한 매체인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등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사드 배치 후 중국이 어떤 식으로든 한국에 불편한 심기를 표출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경제 협력이 일부 지체되거나 중국 내 우리 기업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그동안 공조가 비교적 잘 이뤄지던 탈북자 문제에서 비협조적으로 돌변할 수 있다.

하지만 한·중 관계가 지금보다 훼손되는 것은 중국 입장에서도 전략적 부담이 너무 크다. 대한(對韓) 관계가 파손되면 한국은 미·일과의 3각 방위 공조에 더 집중할 개연성이 높고, 그럴 경우 중국은 스스로 자신들을 향한 미국 중심의 포위망을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은 잠시 동안의 냉각기만 거칠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중국의 사드 반발을 두고 ‘한국을 직접 비난하는 것’이라고 여겨선 안 된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중국 입장에서 한·중 관계보다는 미·중 관계에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 외교 전문가는 “중국의 메시지를 보면 대부분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며 “이걸 우리한테 하는 얘기로 받아들이는 건 피해망상”이라고 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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