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 달 쿠바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미국 ABC뉴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를 방문하면 88년 만에 처음이자 역대 두 번째로 쿠바를 방문하는 현직 미국 대통령이 된다.
백악관 관계자는 “대통령은 조건이 맞으면 쿠바를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고만 밝히며 정확한 방문 예상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18일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 계획을 발표했다.
쿠바와 53년 만의 국교정상화를 이끈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인권문제 개선을 전제 조건으로 재임 마지막 해인 올해 쿠바를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당시 쿠바 외무부는 “국내 사안에 간섭하지는 말아야 한다”면서도 “오바마 대통령을 환영한다”고 답했다. 재임 중인 미국 대통령이 쿠바를 방문한 것은 1928년 캘빈 쿨리지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쿨리지 대통령은 그해 1월 16일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미주회의 6차 연례 회의에 참석했다. 미국 USA투데이는 지난해 쿠바의 정치범이 8616명에 달했다며 인권 문제가 여전히 걸림돌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2014년 12월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관계 개선 방침을 발표했고 이후 양국은 대사관을 재개설했다. 미국은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의 반대로 여전히 대쿠바 금수조치 법안을 유지하고 있지만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인들의 쿠바 여행과 교역 등에 대한 조건을 완화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오바마 내달 쿠바 방문… 미국 대통령 88년 만에 처음
입력 2016-02-18 2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