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국제공항을 포함해 전국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 사장 자리가 두 달째 비어있다. 뚜렷한 이유 없이 공백 기간이 길어지자 공사 안팎에서는 이번에도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올해 중요 현안을 처리해야 하는 공사 내부에서는 정권과 교감이 가능한 낙하산 인사를 반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전임 김석기 사장이 지난해 12월 22일 퇴임한 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달 12일 임원추천위원회를 꾸렸고, 이틀 뒤 첫 회의에서 공고문안까지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 달도 더 지난 19일이 돼서야 공고가 나갔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말 제주공항 폭설대란이 벌어졌고, 곧바로 설 연휴가 이어지면서 절차가 연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똑같이 직전 사장이 임기를 남기고 물러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경우 오히려 수하물 대란과 외국인 밀입국 사태를 거치면서 사장 인선에 속도를 냈다. 공모를 거쳐 뽑힌 정일영 신임 사장은 지난 2일 취임했다.
업계에서는 총선 국면이 한국공항공사 사장 인선을 늦추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공천이 정리되고 난 뒤 탈락한 인사를 위해 자리를 비워두고 있다는 시각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영남권 신공항, 제주 제2공항 등 새로 들어서는 공항의 운영권을 원하고 있다. 이들 공항의 운영권을 두고 지자체에 맡기거나 인천공항의 사례처럼 별도의 공사를 세우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정부를 상대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낙하산 인사가 사장으로 오기를 오히려 희망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총선에 출마한다며 물러난 김 전 사장 재임 기간 경영실적이 개선된 것도 이런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다. 2014년 인천공항을 제외한 전국 공항의 여객이 6000만명을 돌파했고, 지난해는 목표치 7000만명에 근접한 6936만명 여객 실적을 올렸다. 김 전 사장은 ‘한국의 최고경영인상’을 2년 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다만 한국공항공사 측은 “미리 사람을 정해놓고 공모를 진행한다는 것은 낭설”이라고 일축했다. 실제 이날 공개된 공모 자격요건에는 ‘공항 분야와 관련한 지식과 경험을 갖추신 분’이라고 명시돼 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비즈카페] 한국공항공사 사장 공모절차 길어지자 다시 도는 낙하산說
입력 2016-02-19 04:03 수정 2016-02-19 1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