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밥 한 끼-채종욱] 텐데르사 무까마! <하나님께 영광을>

입력 2016-02-18 18:28 수정 2016-02-18 21:58
몇 해 전 아프리카 부룬디를 방문한 적이 있다. 공항이라야 옛날 우리나라 시골의 버스정류장과 흡사했다. 부룬디는 현재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90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군에 속한다. 이곳에서 NGO를 운영하고 있는 분의 안내를 받아 한 마을을 방문했을 때 많은 어린이들이 몰려와서 내게 손을 흔들었다. 방문자가 거의 없는 이곳에 외국인은 당연히 구경거리다. 어린이들은 “텐데르사 무까마”라며 외쳤다. ‘텐데르사’는 ‘영광을 돌리다’, ‘무까마’는 ‘하나님’이라는 뜻이다

그때 내 눈에는 그렇게 외치는 어린이들의 빈손이 유난히 마음에 와 닿았다. “저 빈손을 채워주면 저들의 텅 빈 마음도 채워질 텐데….” 그날 아무 준비도 없이 방문한 터라 쥐어줄 것이 없었다. ‘내가 언젠가 다시 올 때는 너희들의 손을 채워 주리라.’

인도에서의 기억도 잊을 수 없다. 비하르주는 인도 29개주 중에서 가장 열악한 곳이다. 인도 극빈층 80%가 거주하고 있을 정도다. 나는 얼마 전부터 이곳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사용해 구제 식품을 만드는 공장을 시작했다. 내가 이곳에 공장을 한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왜 하필이면 비하르냐”고 물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곳에는 일자리가 필요하고 낙후된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외국인의 투자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곳을 방문할 때는 주도인 파트나에서 투숙한다. 어느 날 여관 같은 호텔에 묵고 있는데 성령의 부르심에 잠을 깼다. 극빈국 어린이들의 빈손이 자꾸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심했다. 사랑은 행함이다.

2년 전 서울에서 구호단체로 ‘빈손채움’을 설립했다. 기부금으로 인도 비하르주에서 만든 구제용 식품을 구매해 인도와 아프리카의 수많은 빈손들을 채우게 됐다.

아프리카를 다니다 보면 비행기를 30시간이나 탈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몸이 힘들어 후원금이 아니라 내 개인적인 비용으로 비즈니스석에 타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20센트면 한 끼를 먹을 수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어 그런 마음이 싹 사라진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를 생각하며 나를 돌아보기도 한다. 주인공 오스카 쉰들러는 독일 나치시절 유대인들을 학살할 때 수용소 옆에 있는 식기공장 사장이었다. 그가 수용소 사람을 돈으로 사서 자기 공장에 일을 시키면 처형을 면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일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려고 모든 재산을 다 쓴 쉰들러다.

마지막 장면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살아남은 유대인 종업원들이 그들의 금이빨을 뽑아 만든 기념반지를 전한다. 쉰들러는 반지를 받아들고 오열한다. “더 구할 수 있었는데 쓸모없는 데에 너무 많은 돈을 허비했다. 이 차를 팔면 10명, 이 반지를 팔면 2명은 더….” 토마스 아 켐피스는 이런 말을 남겼다. “남을 먹이며 살아온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인간의 최대 목표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백성을 섬기는 일이다. “어느 성읍에서든지 가난한 형제가 너와 함께 거주하거든 그 가난한 형제에게 네 마음을 완악하게 하지 말며 네 손을 움켜쥐지 말고 반드시 네 손을 그에게 펴서 그에게 필요한 대로 쓸 것을 넉넉히 꾸어 주라.”(신 15:7∼8)

채종욱 (재)빈손채움 이사장

약력 △미주 GMP(Global Missions Pioneers) 이사장 △KOSTA USA 공동대표 △GBM Networks Group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