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없이 오랜 시간을 코트에서 뛰다보니 이런 큰 숫자의 기록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역대 최다 3점슛’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다음날에도 변연하(36·청주 KB국민은행)의 목소리는 덤덤했다. 그는 17일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3점슛 4개를 더하며 개인 통산 1004개로 삼성생명 박정은 코치가 현역시절 달성한 역대 3점슛 기록(1000개)을 넘어섰다.
변연하는 18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시간이 만들어준 기록’이라며 자신을 낮췄다.
그러나 노력 없는 성공이 있을까. 변연하가 걸어온 길은 본인의 말처럼 단순하지 않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흘린 땀이 있었기에 지금의 변연하가 있을 수 있었다. 그는 프로 데뷔 후 단 한 차례도 슛 폼을 바꾸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자신만의 폼을 갈고 닦았다는 얘기다. 독보적인 3점슛 기술도 끊임없는 분석과 훈련으로 얻어낸 자산이다.
변연하는 ‘투 핸드’ 3점슛을 던지지만 공을 잡고 올라가는 타이밍이 매우 빠르다. 리듬이 빠름에도 슛 릴리스가 흔들리지 않고 일정하다. 돌파하는 척하다가 뒤로 살짝 물러나며 슛을 날리는 ‘스텝백’은 리그 최고로 평가받는다.
그는 “나는 슈터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슛을 쏘려고 하고, 상대는 어떻게든 슛을 막으려 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더 슛을 잘 쏘고 또 정확하게 넣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타이밍을 빨리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리듬에 몸을 맞췄다. 다양한 상황에 맞춰 반복적인 훈련을 계속했다”고 설명했다.
베테랑이지만 여전히 하루 600개씩 슛 연습을 거르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부터 출전 시간이 줄어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바뀌었다. 한창일 때의 1000개 보단 못하지만 필요할 때 뭔가 해줄 수 있는 선수가 되기 위해 슛 연습을 놓지 않고 있다”고 했다.
변연하는 연습만이 자신감의 원천임을 잘 안다. 그는 “나에 대한 믿음은 결국 슛 연습에서 나온다”고 말할 정도로 스스로를 채근하고 있다.
이젠 변연하의 손끝을 떠난 3점슛이 림을 통과할 때마다 역사가 된다. 그는 “팀이 플레이오프 3위 싸움을 하고 있다. 기록보단 플레이오프에 초점을 두고 최선을 다하려 한다”면서도 “아직 5경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경기당 1∼2개씩만 넣어도 내 등번호(10번)에 맞게 1010개는 달성하고 이번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인터뷰] “3점슛 천사, 시간이 만들어준 기록”… ‘개인 통산 1004개 역대 최다’ 변연하
입력 2016-02-18 20:48 수정 2016-02-18 2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