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올 우승 목표, 플레이 하나 하나가 중요”… 한화 전지훈련장 오키나와를 가다

입력 2016-02-19 04:00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왼쪽)이 지난 15일 스프링캠프장인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선수들에게 타격자세를 지도하고 있다. 김 감독은 “올해 한화는 지난해보다 더 좋은 팀이 될 것”이라며 “선수들에게 우승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의 스프링캠프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야신’ 김성근(74) 감독은 무척 바빠 보였다. 식사 시간도 최대한 줄이면서 선수들을 조련했다.

지난 15일에는 아침부터 오후 1시까지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편의점에서 200엔(약 2150원)짜리 샌드위치 하나만 사서 먹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18일 “식사보다 선수가 제대로 훈련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이렇게 훈련을 시키다보면 배고픈 것을 모른다”고 말했다.

이제 많은 전문가들이 한화를 우승후보로 꼽는다. ‘괴물 투수’ 에스밀 로저스를 붙잡는데 성공했고, 메이저리거 윌린 로사리오도 데려왔다. 불펜으로 정우람을 4년 84억원에 영입했다.

김 감독에게 ‘올해 우승하느냐’고 물어봤다. 돌아온 대답은 “너무 기대하지 마라”였다. 하지만 부담감에 그렇게 말했을 뿐 속내는 전혀 달랐다. 김 감독은 곧바로 “선수들한테는 우승하겠다는 뜻을 이미 던졌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보완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더 과감하고 열정적인 플레이를 주문했다. 그는 “작년에 9회에 역전할 수 있었을 때 홈으로 파고 들어오다 잡힌 적이 세 번 정도 있었다”면서 “그 경기들을 이겼으면 우리가 5강에 올랐을 것이다. 이런 것을 보면서 선수들이 플레이 하나 하나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흘간 고친다구장에서 본 김 감독의 모습은 지난해와 달랐다. 작년 스프링캠프 때 김 감독은 직접 펑고를 치긴 했지만 주로 감독실에 앉아 선수들을 살펴봤다. 하지만 올해 김 감독은 완전히 팔을 걷어붙이고 선수들에게 다가갔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단 한 번도 앉지 않고 운동장에 직접 나가 타자들이 토스배팅을 할 수 있도록 공을 던져줬다.

김 감독은 “작년에는 뒤에서 바라봤지만 이제 앞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앞에 나가면 선수들이 더 긴장하게 되고, 나도 대화를 통해 선수들의 좋은 점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오전 훈련이 끝나자 선수들과 함께 공을 주웠고 박스를 들었다.

선수들의 몸 관리도 철저하게 했다. 김 감독은 이번 주 초 날씨가 10도 아래로 내려가고 비바람이 불자 투수조는 아예 하루를 쉬게 했고, 타자조는 오전 타격 연습만 하도록 했다. 김 감독은 “아이들 몸 생각해서 (훈련을) 쉰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좋은 팀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지금 기존 멤버들의 기량이 올라오고 있고, 젊은 선수들은 모두 좋아졌다”며 “지난해에는 이런 선수들조차도 없었다”고 술회했다.

김 감독은 선수 중에선 로사리오와 장민석을 주목하고 있다. 빅리거 출신인 로사리오가 3루에 안착해 더 많은 홈런과 타점을 만들어주길 바랐다. 이에 김 감독은 이번 주부터 로사리오의 타격 폼을 수정하고 있다. 멀리 치려고 배트가 계속 올라가자 수평으로 치라고 주문하고 있다. 장민석은 3번 타자 후보다. 김 감독은 “3번에 장민석이 들어오면 우리 팀 1∼3번은 모두 빠른 선수로 채워진다. 어깨도 괜찮고, 누상에서도 적극성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끝으로 많은 팬들의 응원도 당부했다. 그는 “작년에 팬들과 선수 모두가 하나가 됐다”며 “올해는 그 일체감이 더 두터워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오키나와=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