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 챔스리그 데뷔전 승리한 지단 감독 “호날두, 환상적 감아차기 골 고마워”

입력 2016-02-18 20:43
레알 마드리드의 ‘득점기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운데)가 1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가진 AS 로마와의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후반 12분 결승골을 넣은 뒤 세르히오 라모스(왼쪽)와 함께 지네딘 지단 감독을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절로 탄성이 터질 정도로 멋진 골이었다. 후반 12분. 왼쪽 측면에 있던 마르셀루(레알 마드리드)가 날아오는 볼을 가슴으로 트래핑했다. 이어 상대 왼쪽 진영을 파고드는 팀 동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왼발로 툭 밀어 줬고, 호날두는 왼발 뒤꿈치로 볼의 방향을 바꿔 놓은 뒤 오른발로 감아 찼다. 볼은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골문 오른쪽 상단을 뚫었다. 결승골.

호날두는 활짝 웃으며 두 팔을 벌린 채 벤치로 달려갔다. 그를 맞은 사람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에 나선 지네딘 지단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었다. 둘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는 1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AS 로마(이탈리아)와의 2015-2016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호날두의 결승골과 헤세의 추가골을 앞세워 2대 0으로 이겼다.

레알 마드리드는 3월 9일 홈에서 열리는 16강 2차전에서 1골 차로 져도 8강에 진출하는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호날두는 이 골로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2호 골을 기록했다. 더불어 자신을 괴롭혔던 ‘원정 경기 골 가뭄’도 해소했다. 호날두가 원정경기에서 골 맛을 본 것은 지난해 11월 30일 에이바르와의 프리메라리가 정규리그 13라운드 이후 80일 만이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호날두는 최근 원정경기 무득점을 지적한 취재진을 향해 “나보다 더 원정경기에서 많은 골을 넣은 선수가 누가 있는지 말해 보라”고 격분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호날두로서는 더욱 의미 있는 원정 골이 아닐 수 없다. UEFA 챔피언스리그 최다 골 기록을 89골로 경신한 호날두는 라이벌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80골)와의 골 차이를 9골로 벌렸다.

지난달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의 뒤를 이어 레알 마드리드의 지휘봉을 잡은 지단 감독은 “많은 사람들이 호날두의 득점을 예상했고, 호날두는 결국 득점에 성공했다”며 “무실점으로 2골이나 넣어 행복하다”고 UEFA 챔피언스리그 데뷔전 승리의 기쁨을 전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