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급 학교 졸업식이 이제 서서히 마무리되는 시기다. 한 학교의 과정을 모두 마치고 졸업한 이들은 각기 최선을 다한 수고의 결과로 졸업에 이르렀을 것이기에 진심으로 축하의 뜻을 전한다. 졸업에 이르기까지 그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한 가족과 그들을 가르쳤던 모든 분들의 따뜻한 사랑과 공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들 모두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각기 최선을 다해 졸업의 관문을 통과했으나 졸업한 이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해주기가 결코 쉽지 않은 시대라는 점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 미안한 생각부터 든다. 졸업과 더불어 사회에 진출하는 이들 중 그들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이들보다는 불투명한 미래를 바라보며 학교의 문을 나서야하는 이들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물론 어느 시대이든 모두에게 희망찬 내일이 활짝 열려 있었던 건 아니다. 그러나 최근 우리의 상황은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미래는 어둡고 암울하기만 하다.
남과 북의 긴장 상황이 이어지는 한반도에서 태어나 오직 학업에만 집중하여 달려온 사람들. 이제 이들은 또다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많은 스펙을 쌓아야만 성공하는 사회가 됐다. 물론 스펙을 쌓는 게 능사가 아니다. 훌륭한 스펙을 갖춰도 갈 데가 없을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풍족한 나라가 아니다. 사람밖에 자산이 없다. 젊은이들의 능력을 쥐어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학교를 졸업하고도 사회에 진출할 길이 막막해 결국 상급 교육기관에 진학하는 이들도 많다. 학교에 더 남아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서다. 이들을 생각해도 미안한 마음부터 든다. 기성세대로서 더 나은 상황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 죄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언제나 지금처럼 절망만 논할 수는 없다. 시편 121편을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결코 쉽지 않은 미래라 해도 우리는 내일을 향해 더 높은 산을 바라보며 나아가야만 한다. 더 높은 산, 더 높은 꿈을 갖고 나아갈 때 천지를 만든 하나님이 우리를 도울 것이다. 우리와 함께 우리가 그 어떤 꿈이라도 이룰 수 있도록 함께 하실 것이다.
졸업은 분명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사건이다. 시간이 흐르면 지금 당장 답답해 보이는 미래도 결국엔 과거가 된다. 지금의 어두운 미래를 그래도 가치 있는 과거로 만들어갈 책임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 높은 산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더 높은 꿈을 품을 필요가 있다. 눈앞의 어두움도 언제가 과거가 될 터인데 그 과거를 뒤돌아보았을 때 후회가 없어야 할 것이다. 지금 다시 한 번 고개를 들어 높은 산을 바라보자. 그리고 그 높은 산을,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의 도우심을 믿고 한 걸음 한 걸음 올라보자.
그렇게 막막한 현실을 견디며 난관을 헤쳐나간다면 마침내 우리는 바라만 보던 산의 정상에 설 수 있을 것이다. 현실이 힘들 때일수록 더 멀리 내다보자. 더 높은 곳을 바라보자.
최범선 목사 (용두동교회)
[시온의 소리-최범선] 산을 향하여 눈을 드십시오
입력 2016-02-18 1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