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해외 매각說 구체화된 것 없다”

입력 2016-02-17 21:19
삼성그룹의 광고 계열사인 제일기획이 17일 해외 매각 추진설에 대해 “주요 주주가 글로벌 에이전시들과 다각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화된 바가 없다”고 공시했다.

올 초부터 꾸준히 제기된 해외 매각설에 대해 제일기획이 글로벌 에어전시와 다각적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시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의 제일기획 해외 매각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전체 매각은 아니더라도 지분 일부 매각, 사업 협력, 전략적 제휴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물산·전자·카드·생명은 제일기획 지분 28.44%를 보유하고 있다. 제일기획 인수 업체로는 세계 3위인 프랑스 광고회사 퍼블리시스가 유력시된다.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은 이날 공시 전 회사 매각설과 관련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임 사장은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해외 매각설에 대해 “(외신 등에서) 계속 나왔던 얘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1월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퍼블리시스가 제일기획 지분 30%를 매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후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전자와 금융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제일기획 지분을 일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설이 돌았다.

제일기획은 2014년 매출(영업수익)이 2조6700억원(연결기준)인 국내 광고업계 1위 업체로, 세계 순위는 15위권이다. 제일기획은 국내 최고 광고업체이긴 하지만 삼성전자 등 계열사 관련 실적이 65%에 이르는 등 그룹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광고 마케팅 전략에 따라 제일기획의 실적이 요동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제일기획의 해외매각설이 불거지면서 스포츠단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일기획은 삼성 라이온즈를 비롯해 삼성그룹의 5개 프로 스포츠단(야구, 축구, 남·여 농구, 남자배구)을 모두 운영하고 있다. 팬층이 두터운 스포츠단은 국민 정서상 해외 매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