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국민의당 공동선대위원장에… 정동영 영입 무산?

입력 2016-02-17 21:59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17일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에서 입당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안철수 공동대표, 이 교수, 김영환 인재영입위원장. 이병주 기자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국민의당에 합류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게 됐다. 이 교수는 입당 기자회견에서 “햇볕정책은 실패했다”며 대북정책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햇볕정책 지지자인 정동영 전 의원과 함께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어 정 전 의원의 국민의당 영입이 사실상 무산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17일 서울 마포당사에서 열린 이 교수의 입당 기자회견에 함께 나와 “(이 교수는) 보석 같은 분”이라며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함께 공동선대위장으로 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까지 ‘햇볕정책 계승’을 문제 삼으며 합류를 고심했던 이 교수는 “어제 (입당을) 전격 결심했다”고 했다. 이어 “햇볕정책은 실패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당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된다”며 당론과 다른 주장을 폈다. 그러나 당내 비판여론을 의식한 듯 “과거 포용정책이 전혀 의미 없었다는 건 아니다”며 “다만 핵 개발을 막지 못했다는 데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가 국민의당에 입당함으로써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하는 정 전 의원의 합류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전주의 한 강연에서 “개성공단의 폐쇄와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해 야당이 무기력한 대응을 하고 있다”며 “정치를 시작한다면 아무도 외치지 않는 개성공단의 부활을 위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독자세력화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정 전 의원 측 관계자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런 면이 많이 있다”고 전했다. 정 전 의원은 이번 주 내 전북 순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취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안 공동대표는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의 차이”보다 “양당 기득권 담합체제를 깨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해 이 교수뿐만 아니라 정 전 의원과도 함께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국민의당에) 북한에 대해 강경한 사람도 있고 대화를 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며 “(양당 담합체제가) 생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한곳에 모이게 했다. 지금은 그것에 집중할 때”라고 했다.

국민의당은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안 공동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에게 조속한 선대위 발족을 요청했다. 선대위가 공식 출범하면 김한길 상임공동선대위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당내 역학관계에도 변화가 생긴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당 운영에 불만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있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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