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목금토, 일주일에 여섯 번 안방극장에서 스릴러를 만나고 있다. 특정 시청층의 열렬한 지지는 받을 수 있지만 대중적 사랑을 받기엔 장르적 특성이 강한 게 스릴러다. 그런데 일주일 내내 스릴러 드라마가 등장하고, 심지어 시청자 반응도 좋다. 막장 코드 없이 흥미진진하다는 공통점도 있다.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tvN ‘치즈인더트랩’(치인트·위 사진)이 나온다. ‘이게 스릴러?’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시청자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대학생들의 사랑과 고민을 다룬 드라마인데 치인트는 ‘로맨스릴러’라는 낯선 장르로 분류된다. 로맨스인데 스릴러 요소가 다분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동명의 원작인 네이버 웹툰이 인기를 끌면서 팬들이 새롭게 만들어낸 장르다.
주인공 유정(박해진)과 홍설(김고은)이 만들어내는 로맨스에는 늘 긴장감이 흐른다. 마냥 달달하기만 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완전히 속내를 드러내지 못하는 두 남녀의 갈등과 촘촘한 심리 묘사를 따라가다 보면 이게 로맨스인지 스릴러인지 헷갈리게 된다.
수목엔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가운데)’을 볼 수 있다. 본격 법정스릴러다. 이번 주 종영을 앞두고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솟으며 18%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드라마에서는 살인 등 범죄를 일삼으면서도 법조계를 돈으로 조종하는 일호그룹 남일호(한진희)·규만(남궁민) 부자가 절대악으로 등장한다. 최근까지는 남일호 부자의 완승이었다.
남일호 부자가 법의 심판을 받게 되는 날이 눈앞에 다가오자 시청자들은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드라마가 추구하는 바는 분명하다. 인과응보, 권선징악. 법의 테두리 안에서 악이 처벌받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까지 법은 돈 앞에 무력했다. 시청자들은 법과 정의가 승리하는 걸 목격함으로써 대리만족을 얻길 바라고 있다.
주말엔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아래)’이 있다. 오래된 무전기 하나로 과거와 현재가 연결돼 있고, 과거와 현재의 형사들이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판타지 범죄스릴러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끔 하는 이야기로 방송가 안팎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드라마는 공소시효가 임박한 장기미제 납치·살인사건이 해결되면서 시작된다. 장기미제전담팀 소속 박해영(이제훈) 차수현(김혜수) 형사가 미제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사건을 맡은 이재한(조진웅) 형사와 기묘한 공조수사를 벌인다.
시그널에서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경기남부연쇄살인사건’, 1995년 성수대교 붕괴와 얽힌 ‘대도사건’ 등 실제 사건과 가상의 사건이 맞물리면서 흥미를 자극한다. 배우들의 호연에 ‘미생’을 감독한 김원석 PD의 영화 같은 연출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三色 스릴러’ 고공행진
입력 2016-02-18 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