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22 한반도 출격] “北 추가도발 좌시 않겠다”… 韓·美 강력한 의지 과시

입력 2016-02-17 22:09
세계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인 미국 F-22 ‘랩터’가 17일 경기도 평택 미 공군 오산기지에 착륙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
F-22 4대가 오산기지 상공을 편대비행하는 모습. F-22 랩터의 가장 큰 장점은 평양 상공에 몰래 들어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집무 공간이나 북한군 핵심 시설에 핵 폭격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
정경두 공군 참모총장(가운데)이 17일 경기도 평택 미 공군 오산기지 운항실에서 테런스 오샤너시 미 7공군 사령관(오른쪽 두 번째), 이왕근 공군작전사령관(왼쪽 두 번째) 등과 함께 미군 관계자로부터 F-22 랩터 한반도 출격 작전상황을 브리핑받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
세계 최강 스텔스 전투기 미국 F-22 랩터 4대가 17일 한반도 상공에 출격했다. 2대는 당분간 한국에 머문다. F-22 4대가 한반도 상공에 한꺼번에 출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고조된 안보위기를 미국이 매우 엄중하게 간주하고 있다는 의미다. 북한의 추가도발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전 10시쯤 주일 미군 가데나(嘉手納) 기지에서 출발한 F-22 4대는 정오쯤 경기도 평택 미 공군 오산기지 상공에서 저공비행을 하며 위용을 과시했다. 우리 공군 주력전투기 F-15K 4대와 주한미군 F-16 전투기 4대도 합류했다. 한·미 연합 공군전력의 확고한 대북 대응태세를 보여주는 무력시위 성격이었다.

F-22 2대는 한반도 상공을 선회한 뒤 가데나 기지로 복귀했고, 나머지 2대는 오산기지에 착륙해 대기상태에 돌입했다.

이 2대의 체류기간은 알려지지 않았다. F-22는 2010년 7월 천안함 폭침 이후 실시된 한·미 연합훈련과 지난해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15) 참석차 수일간 머문 적이 있다. 이번에는 그때보다 더 체류기간이 길어질 개연성이 높다.

F-22는 뛰어난 스텔스 성능으로 적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고 적진 상공을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다. 평양 상공으로 은밀히 침투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집무공간이나 북한군 핵심시설에 핵 폭격을 가할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존 시절 F-22가 출격하면 김 위원장은 공개 활동을 자제할 정도였다.

F-22는 AIM-120과 AIM-9 공대공미사일과 공대지 정밀유도폭탄 1000파운드급(453.5㎏) GBU-32 2발을 탑재하고 있다. 사거리 110㎞인 GBU-39 소형 정밀폭탄 8발도 탑재할 수 있다. 최대속력 마하 2.5에 작전 반경은 2177㎞에 달한다. 일본 오키나와 미 공군기지에서는 2시간 만에 한반도로 출격할 수 있다.

주한 미 7공군사령관 테런스 오샤너시 중장은 “F-22의 한반도 전개는 한·미동맹의 위력과 한반도 안정을 유지하고자 하는 양국의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에는 핵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호와 스텔스 상륙함 뉴올리언스호, 미국 본토에서 출발하는 해병대를 지원하는 해상사전배치선단 등도 한반도로 출동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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