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살리에리 맞수 아닌 절친?

입력 2016-02-17 20:28

라이벌 관계로 알려진 천재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와 안토니오 살리에리(1750∼1825)가 사실은 가까운 사이였음을 보여주는 악보가 발견됐다.

영국 BBC방송은 16일(현지시간)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공동 작곡한 칸타타(다악장 성악곡)가 이날 체코 프라하 무대에서 건반악기 하프시코드를 통해 연주됐다고 전했다.

1785년 여름에 쓰인 이 곡의 악보는 20세기 중반 체코음악박물관이 입수했으나 최근까지 작곡가는 미상으로 남아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독일 음악가 티모 유코 헤르만이 자료를 검색하다 곡이 발표된 당시 광고에서 작품 제목과 모차르트 및 살리에리의 이름을 찾아내면서 작곡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작곡가 ‘코르네티’도 공동 작곡가로 적혀 있었다.

4분 남짓한 길이의 이 곡에는 ‘오필리아의 쾌차를 위하여(Per la ricuperata salute di Ophelia)’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모차르트로부터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첫 주연을 맡았던 소프라노 낸시 스토리스(1765∼1817)가 병으로 잃었던 목소리를 다시 회복한 것을 기념한다는 내용이다.

살리에리는 그간 열등감 탓에 모차르트를 독살했다는 설로 평생 그를 시기한 인물로 알려져 왔다. 특히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영화 ‘아마데우스’(1984)가 흥행한 뒤에는 ‘살리에리 증후군’이라는 단어까지 유행했다. 오스트리아의 모차르트 연구기관 모차르테움은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이 곡이 라이벌로 알려져 온 살리에리와 모차르트가 사실 절친한 관계였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