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건강섹션 암과의 동행에서는 '2016년 주목 해야 할 암치료'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기획은 최근 암 치료분야에서 새로운 치료법으로 많은 임상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는 '광역학 치료', '면역항암제', '온열암치료'에 대해 소개합니다.
빛을 이용해 암 세포를 파괴하는 광역학치료는 이제 더 이상 낯선 말이 아니다. 빛에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 광과민제를 정맥에 주사하면 암 덩어리에만 선택적으로 축적돼 빛으로 암 덩어리만을 괴사시키는 치료법이다. 광역학치료를 영화속 뱀파이어로 비유하기도 한다. 지난 2013년 서울에서 개최된 세계광역학학술대회에 참가해 쿠키뉴스와 인터뷰를 했던 러시아연방정부 산하 영상의학연구센터 미하일 A. 카플란 박사는 “광역학 치료를 설명하기 가장 쉬운 것은 영화속에 나오는 뱀파이어다. 뱀파이어가 햇빛에 노출되면 타들어가는 증상처럼, 광감작제에 반응한 암세포가 빛에 의해 사멸되는 원리라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라며 “현존하는 암 치료 방법 중에서 가장 발전된 치료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에는 여러 암치료에 대한 광역학치료의 임상결과들이 꾸준히 제시되고 있다. 암치료법 중에서 그 동안 비주류로 자리잡고 있던 광역학치료가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는 암치료에서는 더 이상 비주류가 아닌 주치료법으로서 떠오를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생존율을 보이고 있는 췌장암에 대한 치료를 예로 들어 보자. 췌장암은 국내의 경우 췌장암은 1년 이내 사망률이 최고 74%, 5년 이내 사망률이 최고 94% 에 이르는 가장 예후가 아주 나쁜 암종이며, 이는 여타 국가와도 크게 차이가 없다. 지난 2013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아브락산이라는 항암제를 전이성 췌장암 치료제로서 승인했다. 그 주된 이유가 젬자를 단독투여한 기존의 치료법과 비교하여 아브락산을 병용했을 경우에 환자의 생존기간을 평균 2.1개월 남짓 연장해 준다는 결과 때문이다. 이 임상시험에서 ‘아브락산’과 ‘젬자’ 병용투여群은 평균 생존기간이 8.7개월로 연장되어 ‘젬자’ 단독투여群의 6.6개월 보다 약 2.1개월 연장됐다. 지난 17년 동안 전이성 췌장암 환자의 평균수명을 연장해 주는 어떠한 약제나 치료법이 나타나지 않았던 상황에서 이러한 생명연장의 소식은 참으로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2015년 박도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수술할 수 없거나, 기존의 화학요법에 실패한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세계최초로 초음파 유도하의 내시경적 광역학치료를 시행했다. 해당 결과를 세계적인 학술지인 Endoscopy(내시경학)에 발표했다. 해당 임상심험 결과는 아무런 치료를 기대할 수 없었던 췌장암 환자들에게 희망의 빛을 주는 결과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도현 교수가 당시 치료에 사용한 광민감제는 기존의 1세대 광민감제보다 훨씬 개선된 2세대 약물이다. 2세대 광민감제는 종양침투 깊이의 증가와 치료 후 차광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킨 광민감제이다. 기존 1세대 광민감제의 경우 시술 후 4주간 햇빛을 보지 말아야하는 단점이 있었으나, 2세대 광민감제는 기간을 2일로 단축시켰다.
췌장암 뿐만이 아니라 광역학치료는 피부암, 두경부암, 자궁경부암, 대장암, 식도암 등 다양한 고형종양의 치료영역에서 그 효과가 입증되고 있는 치료법으로 평가된다. 기존의 외과적, 수술적 절제로 인한 장기기능 소실을 최소화 할 수 있으며, 다른 화학요법과 같이 사용하는 ‘동시 항암화학 광역학치료법’을 통해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최소화를 할 수 있어 환자의 삶의 질뿐 아니라 항암치료의 치료율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그 동안 전통적인 약물치료에만 의존해 왔던 광역학치료가 여러 암치료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이제는 변방에서 중앙무대로 성큼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광역학치료를 하는 국내 의료진들은 “수십 년에 걸친 많은 연구에서 광역학치료 효과가 입증됐고, 앞으로 국내에서도 광역학에 대한 활발한 임상 적용과 연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광역학치료는 화학과 약학, 생물학, 물리학, 공학 등 자연과학 전 분야가 의학에 접목된 융합기술로 미래 암 진단과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영수 기자
[2016 눈길끄는 암 치료법-광역학치료] 암 덩어리에만 선택 축적-괴사 시켜
입력 2016-02-21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