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감 스포츠] 패배를 경험해야 진정한 챔피언

입력 2016-02-17 20:49
처음 패한 론다 로우지(아래). EPA연합뉴스

패배의 충격은 오래간다. 특히 정상의 선수일수록 패배의 고통은 크다. 은퇴라는 극단적 선택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 한때 ‘60억분의 1의 사나이’로 불리던 종합격투기 세계 최강 표도르 에밀리야넨코는 5년 전 안토니오 실바에게 패배한 뒤 은퇴를 선언했다. 최근 복귀를 구상 중이지만 그 트라우마는 생각보다 길었다.

지난해 11월 홀리 홈에게 KO패를 당했던 전 UFC 여자 밴텀급 챔피언 론다 로우지는 경기 직후 “자살까지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12승 무패를 달리던 로우지의 첫 패배였다. 여성 최고의 파이터가 초라한 모습을 인정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항상 이긴다는 것이 최고는 아닌 것 같다”며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예정인 NBA 슈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는 로우지가 좌절했을 때 수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내 격려했다. 그는 “패배는 아름다운 것이고, 진정한 챔피언이 되기 위해 가끔은 주저앉아봐야 한다”고 따뜻한 말을 전했다. NBA 5회 우승, 올스타 18회 선정 등의 슈퍼스타지만 그도 2013년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등 여러 번 고비를 넘어 왔다. 지고 나서 다시 일어설 줄 알아야 진정한 챔피언이 되는 법이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