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이야기] 난소암 표적치료 3파전… 여성암 사망률 3위 극복 기대

입력 2016-02-21 18:03
난소암 치료제에서 효과가 좋은 표적항암제들의 등장으로 난소암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난소는 자궁의 양측에 위치한 생식기관으로 난자를 생산하며, 월경주기에 따라 주기적으로 배란 및 여성호르몬을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난소암은 발병 초기에는 절제수술을 하지만 이후에도 암이 줄어들지 않거나, 재발될 위험이 있을 경우 표적항암제를 투여할 경우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난소암은 종양을 먼저 제거한 뒤, 항암치료를 통해 치료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3기· 4기의 난소암은 광범위하게 전이하기 때문에 수술 전 검사에서 개복을 하더라도 암의 완전한 절제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되는 경우에는 항암화학요법을 우선 실시해 암이 작아진 이후에 수술을 하기도 한다.

특히 난소암 치료제에서 효과가 좋은 표적항암제들의 등장으로 난소암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표적항암제는 정상세포를 제외하고 특정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해 치료하는 치료제로, 암환자들에게 많이 쓰이고 있다. 현재 출시된 난소암 치료제는 ‘아바스틴’, ‘케릭스’ 등이 대표적이며, ‘린파자’가 최근 국내에 출시돼 환자들의 치료 기회가 확대됐다.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로슈의 ‘아바스틴’이 난소암에서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됐다. 아바스틴은 유방암, 폐암 등 다양한 영역의 질병에서 적응증을 갖고 있는 치료제로, 난소암 영역에서는 최초로 국내에서 급여를 적용받았다. 아바스틴의 난소암 건강보험적용의 근거가 된 것은 AURELIA 임상 연구다. 이 연구를 통해 재발성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아바스틴과 항암화학요법 병용 투여군과 항암화학요법 단독 투여군을 비교해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 연장(6.7개월 vs. 3.4개월) 및 객관적 반응률의 향상(27.3% vs. 11.8%, P=0.001)을 확인했다.

얀센의 ‘케릭스’ 역시 국내 난소암 환자들에게 지난해부터 처방 가능한 약물이다. 케릭스는 지난 1998년에 진행성 난소암 치료제로 허가돼 2013년에 난소암 2차 이상 단독요법과 2차 이상에서 카보플라틴 병용요법으로 보험급여가 승인됐다. 한때 쉐링푸라우가 약가협상 과정에서 발매를 포기했다가 얀센과 합병된 뒤 공급문제를 겪는 우여곡절 끝에 나왔다.

최근 출시된 린파자 역시 주목 받는 난소암 표적항암제다. 린파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차 이상의 백금기반요법에 반응한 백금민감성 재발성 BRCA 변이 난소암 성인 환자의 단독 유지요법으로 적응증을 획득했다. 린파자는 바이오마커 중심의 분석에서 BRCA 변이 난소암 환자에게 유지 요법을 진행했을 때 해당군의 무진행 생존 기간이 11.2개월로, 위약군(4.3개월)에 비해 유의미한 증가를 보였다. 린파자는 난소암에서 바이오마커를 진단에 활용한 최초의 난소암 치료제라는 점으로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영태 연세대 의과대 산부인과 교수는 “린파자는 난소암에서 바이오마커를 진단에 활용한 최초 표적치료제로 의료진으로서 이번 국내 시판 승인을 통해 BRCA 유전자 변이로 재발하는 환자들 치료 및 삶의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잇따른 표적항암제들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난소암 여성 환우들의 얼굴엔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여성에서 유방암, 자궁경부암에 이어 난소암은 사망률이 3번째로 높기 때문이다. 난소암의 5년 생존율은 3∼4%로 매우 낮다. 무엇보다 난소암 환자는 2차 치료 후 환자의 약 70% 이상에서 5년 이내 암이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여전히 난제다. 비싼 약값에 비해 환자들의 생존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도 한계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