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LG그룹 계열사인 LG상사에 인수된 물류기업 범한판토스가 무한질주를 하고 있다. LG그룹의 물류를 사실상 책임지는 대표선수로 자리매김한 데 이어 해외 사업을 강화하며 공격적인 경영 방침을 천명했다.
범한판토스는 16일 버드와이저 등을 보유한 세계 최대 맥주회사 AB인베브사의 국제 운송 물류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앞서 15일에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인 이베이와 해외 운송 계약을 체결했고, 최근에는 니베아로 유명한 독일 BDF사 및 독일의 대표적 아웃도어 의류 기업인 쉐펠(Schoeffel)과도 물류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물류 회사가 세계 굴지 글로벌 기업들의 물류를 수주한 것은 이례적이다. 범한판토스 관계자는 “LG그룹에 인수된 이후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졌고, 각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초청장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범한판토스는 공격적인 경영으로 2020년까지 매년 20% 이상 성장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상태다. 특히 해외 물류사업 확대를 위해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글로벌 물류 업체에서 인력 영입도 진행하고 있다. 범한판토스는 이르면 올해 안에 회사 이름도 바꿀 계획이다. 2011년 이후 매출이 2조원 안팎에서 정체 상태였던 범한판토스는 지난해 5월 LG상사에 인수된 이후 몸집을 불렸다. 지난해 11월에는 LG전자의 물류를 담당했던 하이로지스틱스를 인수했다. 범한판토스가 사실상 LG그룹의 유일한 물류회사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하이로지스틱스의 2014년 매출은 6749억원이었고, 범한판토스의 2014년 매출은 1조9372억원이었다.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하이로지스틱스를 인수한 범한판토스의 지난해 매출은 3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여기에 해외시장 개척 등 공격적인 경영이 더해지면 범한판토스의 몸집은 계속 커질 가능성이 높다.
범한판토스는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둘째 동생인 구정회씨 일가가 1977년부터 운영해 오다가 지난해 LG상사가 지분 51%를 3147억원에 인수했다. 나머지 지분 대부분은 LG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데, 특히 LG그룹 후계자인 구광모 ㈜LG 시너지팀 상무가 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잘나가는 범한판토스, 공격적 해외 진출
입력 2016-02-17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