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한 방송 토크쇼 출연자가 이집트 여성의 30%가 외도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발언해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이집트 정부가 발언을 문제 삼아 방송정지 처분을 내린 것을 두고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논란이 된 방송은 지난해 12월 방송된 이집트 민영 위성방송인 CBC의 한 토크쇼다. 팔로어만 100만명이 넘는 ‘고통받는 남성들의 일기’란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자인 타무르 알소브키는 이 방송에서 “나일강 상류 지역 여성들 중 30% 가까운 여성이 외도를 한다”며 “많은 여성이 남편이 해외에서 일하는 동안 다른 남성과 연애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이유는 결혼 생활이 지겹기 때문이며 그럼에도 그런 상황은 부도덕하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이 사막지대인 나일강 상류 지역에는 남성들이 해외 현장으로 파견돼 일하는 경우가 많다.
이 토크쇼는 방송 당시만 해도 별 주목을 못 받았지만 이후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확산되면서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문제의 발언을 한 알소브키에 대한 살해 위협까지 나왔다. 알소브키는 “전후 문맥이 고려되지 않았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이집트 당국은 그의 발언이 이집트 여성들에 대해 ‘결례’를 범했다며 해당 토크쇼에 15일 동안 방영금지 처분을 내렸다.
영국 BBC방송은 15일(현지시간) 이집트 당국의 방송정지 처분을 두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조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집트에서는 최근 종파분쟁을 선동하거나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TV쇼들이 잇달아 방송중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이종선 기자
[월드 화제] “나일강 여자 부도덕” 토크쇼서 험담했다가 방영금지·살해위협까지
입력 2016-02-16 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