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가 다가오면서 금융사들의 가입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높은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은행은 우대금리를 앞세운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여기에 일부에서 자동차 등 경품을 내걸면서 과열 경쟁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은 다음 달 13일까지 ISA를 사전 예약한 선착순 1만5000명에게 연 5% 수익을 주는 3개월 만기 RP를 1인당 500만원까지 매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NH투자증권도 선착순 2000명에게 연 3.5% RP(91일물) 매수 자격을 부여한다. 대신증권은 거치액의 10배(최대 2억원)까지 연 3.5% RP를 특별 판매한다. RP는 투자자에게 일정 기간 후 이자를 붙여 되사는 조건으로 파는 채권이다. 예금자보호 대상은 아니나 원금손실 가능성이 적어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저금리 상황에서 지나치게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RP 판매는 역마진을 초래할 수 있지만 증권업계는 신규 고객 유치가 더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ISA 계좌는 증권사나 은행 중 한 곳에서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선점이 중요하다. 게다가 전문가가 제안한 포트폴리오에 따라 투자하고 관리받는 일임형 ISA가 은행에도 허용되면서 증권업계 움직임이 더 분주하다.
유진투자증권 서보익 연구원은 “은행의 일임형 ISA 운용이 가능해지면서 광범위한 지점망과 두터운 고객층을 가지고 있는 은행이 유리할 것”이라며 “증권사는 전문성이 강화된 포트폴리오를 마련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 쪽에선 우대금리에 더해 경품 행사를 내세운 유치 경쟁이 한창이다. 불을 붙인 건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ISA에 가입하고 매월 10만원 이상 자동이체를 등록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아반떼, LG트롬 스타일러, 로봇청소기 등을 제공하는 행사를 준비했다. 당초 가입고객에게 우대금리 제공 상품만 내놨던 우리·국민은행 등도 경품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하와이 여행권 제공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 역시 국내외 가족여행권 등을, NH농협은행은 골드바를 경품으로 내걸 예정이다.
다만 은행에 대한 투자일임업 허용에 대해선 아직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무금융노조는 “투자자문, 사후관리 노하우 등이 부족한 은행에 투자일임업을 허용하는 것은 불완전판매를 부추기고 투자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행위”라며 금융위원회에 허가 철회를 요구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가입 땐 車경품 드려요”… 불붙은 ISA 선점경쟁
입력 2016-02-16 2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