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 빈민촌 어린이에게 장관 시켜준 佛에 감사”… 한국계 입양인 펠르랭, 문화부 장관 퇴임 기자회견

입력 2016-02-16 21:13

한국계 입양인으로 최초로 프랑스 장관직에 올랐던 플뢰르 펠르랭(한국명 김종숙·42·사진)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퇴임 기자회견에서 “개발도상국 빈민촌 거리에서 발견된 어린이에게 문화장관을 시켜준 프랑스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펠르랭 전 장관은 12일(현지시간) 신임 오드리 아줄래 장관과 함께한 문화부 장관 이·취임식 연설에서 “개발도상국 빈민촌 길거리에서 발견된 아이가 평범한 가정에 입양돼 문화부 장관까지 오를 수 있는 나라는 세상에 거의 없을 것”이라며 프랑스의 개방성에 감사했다. 1973년생인 펠르랭 전 장관은 태어난 지 며칠 만에 서울 길거리에 버려진 채 발견돼 보육원에 보내졌다.

이후 생후 6개월 때 프랑스 핵물리학자 가정에 입양된 펠르랭 전 장관은 남들보다 2년 빠른 16세에 대학입학자격시험에 합격하고 17세에 상경계 그랑제콜 에섹(ESSEC)에 진학하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2012년 5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당선 뒤에는 중소기업·디지털 경제장관과 통상국무장관을 거쳐 문화부 장관에 올랐다. 펠르랭 장관은 퇴임 후 트위터에 미국 가수 글로리아 게이너가 부른 “‘아이 윌 서바이브’(I Will Survive·나는 살아남을 것이다)에 맞춰 춤을 췄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효석 기자